정부가 추진중인 공무원 연금제도 개혁방침이 전해지면서 도내 공무원 사회에 조기 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최근 직급이나 계급에 따라 54(공안직 8·9급)~62세(교사)로 돼있는 공무원 정년을 모두 장기적으로 국민연금 수령대상인 65세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민연금 수령대상은 만 60세이며 2013년부터 시작해 5년마다 1년씩 늘어 2033년부터 65세가 된다.
정부는 정년을 늘리는 대신 공무원이 33년 근무할 경우 퇴직 전 3년 평균소득의 76%를 연금으로 지급하는 현행 연금지급률을 25~50% 수준으로 대폭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처럼 정부가 공무원 연금제도 개혁에 나서자 이에 불안을 느낀 도내 공직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진주시의 경우 정년을 1년가량 앞둔 서기관 3명과 사무관 3명이 이달말께 명예퇴직을 한다. 예년의 경우 대부분이 1년간 공로연수를 신청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공로연수를 하면 1년가량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종전에 받던 월급(관내 여비 급식비 등 수당 제외)을 그대로 수령할 수 있다. 30년 경력자의 경우 공로연수를 하지 않고 명예퇴직을 하면 앉아서 1400~1600만원을 손해보는 셈이다.
이들이 금전상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공로연수 대신 명예퇴직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후배들에게 승진기회 등 인사상의 길을 터주어 조직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자기희생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공무원 연금제도 변경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명예퇴직을 하지 않고 공로연수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 공무원 연금제도가 바뀌면 퇴직 후 받게되는 월 250~270만원의 연금이 절반가량으로 줄게되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된다. 전체 액수로 따지면 1억여원 이상의 금액을 못받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공로연수를 포기하고 1000여만원을 손해보는 대신 현재 보장된 연금을 확실히 굳히겠다는 ‘베팅심리’가 명예퇴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명예퇴직을 신청한 진주시 공무원 A씨는“내년에 공로연수에 들어갈 계획을 세웠으나 공무원 연금법이 국민연금 수준으로 개정될 경우 1억6000여만원의 손해가 우려된 점도 명예퇴직을 신청한 한 요인이다”고 말했다.
창원시의 경우도 내년 1월 공로연수 대상인 3명의 고위공무원들이 조기퇴직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여명이 공로연수 대상으로 꼽히는 경남도청도 비슷한 상황이다. 교직사회는 조기퇴직 바람이 더 거셀 것으로 보인다.
경남교육청 관내에서 초등의 경우 지난해 21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올해는 11일 현재 46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중등도 지난해 이맘때는 23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올해는 2배가 넘는 48명이 신청을 한 상태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최근 명예퇴직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공무원 연금제도 변경이 구체화되면 조기 퇴직바람이 더욱 거세져 인력수급측면에서 또다른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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