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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6년12월13일
 會者定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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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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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無情歲月 若流波(무정세월 약유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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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자정리(會者定離)
空手來 空手去 世上事 如浮雲
공수래 공수거 세상사 여부운
平土祭 人散後 山寂寂 月黃昏
평토제 인산후 산적적 월황혼
영도구에 근무한지도 어언 이십 수년
9급으로 왔다 7급으로 떠나야 될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풍요로운 영도구”
이천 몇 년도였던가.
충청도 어느郡(군)에서 진급 순서가 됐다고 판단한 고참계장,
삼천만냥을 施主(시주)하고 면장 취임사 까지 작성한 후
승진에 탈락된 사실을 알고는
자살로 생을 마감 했다는 신문기사를 읽던 처,
우리도 노후를 위해 붓고 있는 공제회비 라도 깨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凄然(처연)히 웃음 짓던 妻(처).
공직사회를 모독하고 서방얼굴에 똥 칠하는 그런 소리는
하지들들 말라며 핀잔을 주었으나,
나의 무능이 처에게 가져서는 안 될 생각까지 갖게 하는구나 하는
自愧感(자괴감)에 마음이 쓰라렸다.
내 꼬라지를 가슴 아파하던 선배계장.
혼자 애달파 하지 말고 웃어른을 獨對(독대) 하라는 우정어린 충고,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인사권자를 찾아뵙고
한번만 돌봐주시면 가문의 영광으로 알고
그 은혜 잊지 않겠노라고
泣訴(읍소)라도 할까나.
울지 않는 아인 굶겨 죽인단 말이냐 며
속에 없는 말로 무안을 주는 놀부심보.
한번만 비겁하면 나도 편하고 가족도 편한 것을...
, 자리를 비워줘야 후배들도 편한 것을...
비겁한 행동도 아닌 당연한 일도 못하는 이 등 신....
...
서재에서 모든 학문을 탐구한 노학자 파우스트도
최상의 환희를 구하기 위하여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았다지 않았던가?
어느 눈 밝은이가 말했다던가.
어떤 일이 이루어지려면
시절인연, 장소인연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사람인연이 어우러져야 한다고.
伯樂(백락)이 있고서야 千里馬(천리마)가 있다던가..
같은 공무원으로 왔으되 정년퇴직을 맞으며
떠날 때는 또 이상한 차별 대우를 받아야 되는 우리조직
5급은 “녹조근정훈장”
6급은 “대통령표창”
7급은 “구청장 공로패”
9급으로 왔다가 7급으로 떠나야 될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풍요로운 영도구
자기 몸속의 이물질에 대한 아픔과 불편함을
오랫동안 견뎌내어
燦爛(찬란)하고 玲瓏(영롱)한
珍珠(진주)를 만들어 낸다는 진주조개.
내 몸속엔 諦念(체념)과 怨望(원망)이라는
이율배반적인 모순이
암 덩어리처럼 가슴팍을 짓누르고 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며
富貴榮華(부귀영화)의 덧없음을 탄식한
다윗의 아들 솔로몬왕.
“내가 죽거든 묻을 때 손을 밖에 내놓아 남들이 볼 수 있도록 하라”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며 저승으로 떠난
천하를 쥐었던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대왕.
“몸이여, 이슬로 왔다 이슬로 가는 것
오사까의 영화여 꿈속의 꿈이로다.“ 며 울면서 죽어간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풍신수길).
無情歲月 若流波(무정세월 약유파)라.
이제 슬슬 책상을 정리할 때가 되었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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