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위험이 높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한미FTA와 맞물려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가운데, 19일 시민사회를 비롯한 각계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을 위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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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광우병 쇠고기 수입중단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수입재개된 이후 3차례에 걸쳐 항공편으로 국내에 반입된 미국산 쇠고기 모두에서 뼛조각이 검출되어 반송 또는 폐기 처분을 받음으로써,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의 걱정이 결코 기우가 아님이 확인되었다.
최근에는 열린우리당 김선미 의원의 폭로에 의해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금지 기간에도 단체급식 등을 통해 국내에 광범위하게 유통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 가운데 정부는 최근 뼛조각이 붙은 쇠고기까지 수입할 수 있도록 수입위생, 검역 조건 자체를 재협상해야 한다는 미국의 부당한 압력을 수용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축산업이나 쇠고기 시장이라는 특정 업종의 문제나 단순한 통상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안"이라며, "정부는 초국적 축산기업들의 이윤을 위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 자체가 광우병의 한국내 확산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매우 위험천만한 도박"이라며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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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수입금지 기간 중에도 미국산 쇠고기가 집단 급식을 통해 광범위하게 유통될 정도로 어떠한 안전장치도, 합리적인 유통 체계도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참석자들은 "국민 스스로가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않기 위한 그 어떤 선택권도 행사할 수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광우병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재개하는 것은, 국민에게 광우병을 권장하고 죽음을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박상표 편집국장은 "소 한마리에 들어있는 위험물질이 소 5만5천 마리에게 광우병을 감염시킬 수 있고, 인간 광우병은 치과에서 이를 뽑는다는지 하는 간단한 수술과정을 통해서도 도구를 통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광우병 소가 우리 식탁에 아예 올라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배우 권병길 씨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스크린쿼터와 함께 한미FTA의 선결조건 중 하나였다"면서 "영화인으로써 광우병 쇠고기 문제에 무관심할 수 없어서 시국선언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배옥병 학교급식 네트워크 상임대표는 "학교급식에서는 (비용 문제 때문에) 국산 쇠고기를 쓰지 않는다"면서 "그동안은 주로 호주산 쇠고기를 썼는데, 이제 미국산이 수입되면 아이들이 제일먼저 미국산 쇠고기를 먹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시국선언에는 소비자·학교급식운동, 보건의료, 여성, 환경, 문화예술·미디어·영화, 교육·교수·학술, 법조, 종교, 농민, 빈민, 노동, 정당(민주노동당), 지역 단체에서 약 천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광우병 소 가면 뒤에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적은 다음, 청와대로 보낼 상자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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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기자회견의 '컨셉'은 "크리스마스 악몽"이었다. 얼마 남지않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국민들에게는 바로 광우병 쇠고기가 될 것이라는 뜻이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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