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아름다운 꽃을 많이도 피운 나무가 있다.
해마다 가지가 휠 만큼 탐스런 열매를 맺은 나무도 있고
평생 번들거리는 잎새들로 몸단장만 한 나무도 있다.
가시로 서슬을 세워 끝내 아무한테도 곁을 주지 않은
나무도 있지만, 모두들 산비알에 똑같이 서서
햇살과 바람에 하얗게 바래가고 있다.
지나간 모든 날들을 스스로 장밋빛 노을로 덧칠하면서
제각기 무슨 흔적을 남기려고 안간힘을 다하면서.’－신경림의 ‘흔적’
사람들은 누구나 흔적을 남긴다.
누군가는 진흙탕 속에 수레바퀴 자국을,
또 누군가는 붉은 양탄자 위에 구두 발자국을,...
분명한 것은
이왕이면 ‘아름다운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거...
하지만,..
달력 한 장으로 남은 병술년의 끝,
이 땅은 분명 ‘우울모드’다.
TV 광고엔 행복한 사람들로 넘쳐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우리 조직 역시..예외일 수없기에...
질기 디 질긴
지X 같은 운명의 하소연을 안주삼아
이맘때의 연말을 지새웠다.
아직도 유쾌하지 못한 소식들로 가득한
우리 공장의 현주소..하지만.. 이젠
그 질긴 악연(惡緣)과..
다시는 오지 않을 그 시간 위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
자,..
이왕이면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를....
..
..
<겨울 치마 앞자락을 부여잡고서>
초상집에서 돼지수육을 앞에 두고
이제는 나이든 후배의 눈가 주름살에서
나의 떠나가는 청춘을 느낀다.
갈라진 입술에 기댄 잔 속 소주는
자신을 담아준 잔을 반역하여
뉴턴이 사주한 중력장내 수평면을 지향한다.
누군가가.. 현직(現職)은
떠나기 위해 존재한다 했던가....
회 한(悔恨)의 스산함..
먼 산(山) 돌아가서 보니 온 길이 제법이로구나.
오다 들른 주막(酒幕)집 호롱불이 아직도 꺼지지
않은 걸로 봐선 나중 행객(行客)이 주모와
농익은 야담(夜談)을 즐기나 보다...
그놈의 주모! 나 있을 땐 돈 없는 한량이라
거들떠도 안보더니 만............
땀 닦고 앉은 곳이 곧 주막이려니 하니
돌연 배고픔에 눈물이 핑 도는구나..........
아...............
언제 당도 할려나?
제 멋대로 나선 걸음
이젠 염치라도 있어야 돌아가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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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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