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현장체험 범정부적으로 확산… 생생한 목소리 정책에 반영 지난 3월 9일 경상북도 보건복지여성국 소속 공무원 4명이 현장체험을 하기 위해 경북 고령군에 있는 한 부랑인시설을 찾았다. 공무원들은 20분간의 교육을 받은 뒤 시설의 복지사와 함께 봉사에 나섰다. 이곳에 수용된 이들은 총 92명인데 장애인이 80%다. 이들의 업무는 주로 대소변용 기저귀를 갈아준다거나 목욕을 시켜주고 식사를 도와주는 일이다. 현장체험에 다녀온 공무원이 파악한 현장의 어려움은 크게 두가지다. “종사자 개인 생활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타인에 대한 봉사가 향상됩니다. 이 시설의 경우 종사자가 24시간 시설에서 먹고 자며 근무하더군요. 사생활이 없는 셈이지요. 최소한 2교대는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국가적인 지원도 필요합니다. 고령군의 인구가 3000~4000명인데 세수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고령군으로부터 지원받는 이 시설에는 전국에서 온 부랑인이 있습니다. 국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셈이지요. 대책을 여러가지로 궁리해볼 생각입니다.“ 이들은 2일간의 근무를 마친 뒤 출장비 5만원을 시설에 기탁하고 왔다. 시설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다. 경북도청은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더라도 현장에서 일어나는 복지시설의 상황을 잘 모른다“며 “직접 가서 생활해보고 근무자로부터 현장의 어려움 등을 파악해서 살아 있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현장체험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북도 보건복지여성국은 올해 6월까지 전직원 90명이 도내 50여개 생활시설을 대상으로 조를 짜 현장체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경상북도 농정국에서도 3월 8일부터 100여명의 전직원이 돌아가며 농촌현장체험을 하고 있다. 공무원이 현장으로 나서고 있다. 사무실 위주의 행정을 벗어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산업자원부가 중심이 돼 실시한 현장체험은 올해 재정경제부, 문화관광부, 여성부 등 17개 부처 공무원이 참여하는 범정부적인 활동으로 확대됐다. 확대된 것은 올해 1월. 경제부문 장관회의에서 지난해 산자부의 현장체험 추진결과를 보고받은 다른 부처 장관이 참여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산자부는 6차에 걸쳐 125개 중소기업에 250명을 보냈으며 182건의 애로사항을 발굴해 이중 152건을 처리했다. 기업 애로사항 파악 관련부처 파견 지난해의 경우 중소기업을 담당하는 산자부와 중소기업청 공무원들만 나갔다. 현장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도 있었지만 공장 앞 도로 신설이나 세제 관련 등 타부처의 업무에 대해서는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범정부적으로 확대된 올해에는 지난해와 다를 것으로 보인다. 미리 파악한 기업의 애로사항과 관련된 부처의 공무원을 선정해 현장에 보내기 때문이다. 현장체험 바람에 제주도도 동참했다. 관광객 수 감소로 지역경제가 침체하고 있는 제주도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현장체험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경제 담당 주무부서 직원이 돌아가며 도내 제조업과 수출기업, IT, BT 및 에너지 분야 기업 등을 찾는다. 공무원의 현장체험은 업체에 실질적-정신적인 도움을 준다. 디스플레이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장비를 제작 준비 중인 한 업체는 현장체험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 장비를 생산하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까지 이 업체에는 매출이 없다. 현장체험자들은 정부의 자금을 활용하도록 다양한 정부 사업을 설명하고, 업체가 준비 중인 사업신청서 작성을 도왔다. 업체 관계자는 “이번에 신청한 기획서가 채택돼 정부 자금을 이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적어도 시도는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현장체험이라고 하지만 숙련된 기술이 없는 공무원으로서는 제조공정에 직접 참여하기 힘들다. 이런 까닭에 현장체험에 나선 공무원은 주로 공정과정을 눈으로 확인하고 이야기를 듣는 등 ‘견학‘할 수밖에 없다. 현장체험에 참가한 한 공무원은 “기회가 되면 같이 일하면서 작업의 어려움도 느끼고, 직원으로부터 어려움도 들으려고 했지만 공정이 어렵더라“면서 “현장체험 3일 동안 건의사항을 듣고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공무원을 현장라인에 투입하기는 부담스럽다. 우선 안전이 문제가 된다. 숙련기술이 없는 공무원이 생산라인에 들어섰다가는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작업 공정을 늦추면 공무원이 생산작업에 직접 참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공무원 현장체험 때문에 작업속도를 늦추는 것은 생산성에 문제가 있다. “서비스 업종이면 몰라도 제조업이면 작업이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생산라인을 흐트려가면서 투입하기도 부담이 됩니다. 생산성은 포기한다고 하더라도 공무원이 작업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큰일입니다. 물론 휴지통을 비우거나 창문을 닦는 등의 생산라인 이외의 일은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작업은 중소기업 현장체험의 취지에는 맞지 않습니다. 문자 그대로의 ‘현장체험‘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입니다.“ 한 업체 관계자의 이야기다. 제조업 생산 공정 투입에는 한계 현장체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업체 관계자들은 현장체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소기업의 애로점은 이미 다 알려진 일입니다. 각 부처에서도 다 알고 있는 내용일 겁니다. 공무원이 나왔다고 해서 도깨비방망이로 뚝딱 하는 것처럼 풀리지도 않지요. 풀리면 더 이상한 겁니다. 하지만 저는 공무원의 현장체험을 고무적으로 바라봅니다. 바로 정책을 수립하는 공무원이 현장에 나와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국가가 중소기업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행동입니다. 여기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또한 중소기업은 원래 공무원과 ‘라인‘이 없습니다. 중앙부처에 들어갈 일도 없고, 사무관을 만나볼 일도 없었지요. 이들과 관계를 형성했다는 것도 긍정적인 일입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관심을 가져준 것만 하더라도 고마운 일이라는 것이다. 현장체험에 다녀온 공무원은 한결같이 사무실에서 서류로만 보던 것과 현장에서 직접 본 것에는 차이가 많았다고 전했다. 산업자원부 반도체전기과의 노영식사무관은 “사무실에 있으면 왜 기업이 정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거나 모르고 있느냐고 생각하지만 현장에 나와서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며 “정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대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경상북도 사회복지과 김승하 부랑인시설 담당은 “사무실에 있을 때에는 시군 공무원을 주로 상대를 하니까 시설 종사자와 대화할 기회나 현장에 가볼 일도 별로 없었다“며 “현장에 나와보니 진심으로 현장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도 재정경제국의 최명동 경제정책담당도 “이전까지는 제주도에도 훌륭한 제조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몰랐다“며 “제주도 내의 제조업체를 알리도록 홍보나 마케팅 부분에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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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9일 경상북도 보건복지여성국 소속 공무원 4명이 현장체험을 하기 위해 경북 고령군에 있는 한 부랑인시설을 찾았다. 공무원들은 20분간의 교육을 받은 뒤 시설의 복지사와 함께 봉사에 나섰다. 이곳에 수용된 이들은 총 92명인데 장애인이 80%다. 이들의 업무는 주로 대소변용 기저귀를 갈아준다거나 목욕을 시켜주고 식사를 도와주는 일이다. 
현장체험에 다녀온 공무원은 한결같이 사무실에서 서류로만 보던 것과 현장에서 직접 본 것에는 차이가 많았다고 전했다. 산업자원부 반도체전기과의 노영식사무관은 “사무실에 있으면 왜 기업이 정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거나 모르고 있느냐고 생각하지만 현장에 나와서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며 “정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대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경상북도 사회복지과 김승하 부랑인시설 담당은 “사무실에 있을 때에는 시군 공무원을 주로 상대를 하니까 시설 종사자와 대화할 기회나 현장에 가볼 일도 별로 없었다“며 “현장에 나와보니 진심으로 현장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도 재정경제국의 최명동 경제정책담당도 “이전까지는 제주도에도 훌륭한 제조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몰랐다“며 “제주도 내의 제조업체를 알리도록 홍보나 마케팅 부분에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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