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교훈' 잊었나…긴급 재난대처시스템 재점검해야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20일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부산시민들이 공포에 떨었지만 부산시와 일선 자치단체의 지진대처 매뉴얼은 제대로 가동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재난종합상황실는 "기상청의 해일주의보 특보가 뒤늦게 접수되는 바람에 대처 매뉴얼을 제대로 가동하지도 못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상청의 해일주의보 특보가 부산시 재난종합상황실에 접수된 시간은 지진 발생 35분이 지난 20일 오전11시28분.
그러나 해일도착 시간은 2분 뒤인 11시30분으로 돼 있어 손을 쓸 겨를도 없었다는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산시는 다만 기상청의 해일주의보 특보를 받기 전인 오전 11시20분께 방송사의 재난방송을 보고 자체판단에 따라 재난부서 직원의 비상근무를 지시하고 해운대.남구.수영구 등 해안지대 자치단체에 전통(전화를 통한 업무지시)을 통해 해안가 주민들에 대한 피난조치 등을 취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해운대 해수욕장을 비롯 해안가와 동사무소 옥상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대피방송이 이뤄진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이 때문에 해수욕장에서 휴일을 즐기던 나들이객들은 아무런 사실도 모른 채 바닷가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다.
만일 해일이 닥쳤더라면 큰 인명피해를 동반한 참혹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의 교훈은 온데간데 없고 기상청의 늑장 대처와 방재당국의 안전불감증이 여실없이 드러난 셈이다.
해안가에 대피방송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상황이 다급해 민방위 사이렌을 울릴까도 검토했지만 오전 11시20분을 조금 넘어 국립해양조사원에 부산 인근 바다수위를 확인한 결과, 아무런 변화가 없어 대비방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태풍경보 등 특보발령시 재난담당 공무원들에게 긴급히 알리기로 한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도 이번에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휴일을 야외에서 보내고 있던 상당수 재난담당 공무원들은 연락을 제때 받지 못해 결국 상황대처가 늦을 수밖에 없었던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은 "동남아시아에 발생한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남의 일이 아니다는 사실을 이번에 여실이 경험했다"며 "방재당국은 재난대처 요령과 대피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이번과 같은 긴급 상황발생때 취할 수 있는 대처 매뉴얼을 다시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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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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