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도 보기전 구·군 인사교류 벽 부딪히다]
대법 · 행자부 "대상자 동의 없으면 법 위배"
공무원들도 반발 조짐… 수정 불가피할 듯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전국에서 처음으로 부산지역 기초자치단체장들이 구·군 간
인사교류를 추진(본지 지난 1월 17일자 1면 보도)하기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세부추진 과정에서 '인사 대상자 동의가 없을 경우 헌법에 반한다'는 대법원
판결과 행정자치부 유권해석 등이 암초로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시 구청장·군수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 16일 올해부터 5급 이하 구·군청
행정직 공무원 중 일정 인원을 정해 매년 한 차례씩 인사교류를 실시하고, 대상자
인사권을 부산시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이 대법원 판결 등에 저촉돼 인사교류 대상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 할 경우 해당 지자체가 패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협의회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01년 "임명권자를 달리하는 지자체로 이동하는 것은 당사자의
동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행자부도 대법원 판례에 따라 같은 유권해석을 내렸고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본인 동의없는 공무원 전출 인사는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보장한 헌법에 반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게다가 인사교류 대상자를 기초단체장이 선정해 광역단체장(부산시장)에게
인사권을 위임하는 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기초단체 공무원들은 직장협의회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이번 방안은
인사교류를 명목으로 단체장이 이른바 '찍힌' 공무원들을 보내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등 반발이 거세질 조짐이다.
단체장들이 자기 눈 밖에 난 강성 노조원들이나 민선에 따라 '줄을 잘못 잡은'
공무원들을 인사교류의 대상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협의회가 이 같은 법리적 문제와 공무원 반발을 축소시키는 방향에 대한
논의없이 섣불리 인사교류 실시 방안을 발표해 버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협의회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교류 방안이 법리적 문제를 야기하고
공무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의견이 계속 개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계획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계열 부산진구청장은 "대상자 선정없이 부산시장이 정기적으로
기술직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로 행정직 공무원들도
인사교류 대상자를 기초단체에서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적정 근속연수를 채운
직원들은 모두 교류 대상이 되는 방안으로 수정, 인사교류를 정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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