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관계에 대한 진술
2. 공무원노조법에 대한 진술
대학총장이 학교를 돌아보는데 잔디 밭이 많이 망가져 있었습니다. 왜 망가졌냐고 물으니 잔디밭에 못 들어가게 했는데, 학생들이 가로 질러 갔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총장이 하는 말이 그럼 거기에다 길을 만들어라, 왜 잔디 보호한다고 멀쩡한 학생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양심의 가책을 갖게 하느냐 ?
이것은 사람중심의 문화를 만들어 갈려는 인식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공무원노조법도 이해 당사자들이 싫어하고, 국제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OECD 가입시 약속한 사항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정부에서 이행하려니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추진밖에 될 수 없었습니다.
3. 그동안의 공직생활에 대한 진술
약관 20세의 나이에 공직을 시작한 본인이 24년간 공무원 생활 중에 단 한번도 징계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적 없이 수차례에 걸쳐 표창을 받을 만큼 모범적으로 해온, 그동안의 순진한 공직생활을 통탄하며 후회스럽습니다.
법이 있어도 법위에 지시와 담화문이 더 위력적이어서 초법적인 행태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간부라면 무조건 징계의 심판대에 세우는 무지막지한 세상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또한 대통령의 말이라면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었던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통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88년 12월 13일 당시 통일민주당 노동위원회 간사로 '노동조합및노동쟁의조정법'을 대표 발의한 노무현 당시 국회의원이, 대통령이 된 지금에 와서는 자신이 16년전에 발의했던 것보다 훨씬 못미치는 일반법이 아닌 특별법으로 공무원노동조합법을 작년 12월 31일 23:57분에 국회를 통과시켰습니다.
민주주의가 16년전보다 후퇴한것도 아니오, 노동문제가 16년뒤로 후퇴한것도 아니요, 더더욱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16년전보다 낮아진것도 아닐진데 공무원노동조합법은 일반법에 의한 노동기본권 보장이라는 맛도 보지 못 한 체, 특별법으로 단결권마져도 불안한 1.5권의 반쪽짜리 법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적어도 공무원들이 16년전에 깨어있어 노태우대통령이 거부권행사를 할 수 없게 했었다면, 오늘 날과 같이 공무원노동조합법 등으로 인한 파업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소위 집권여당의 수뇌부라 일컸는 이해찬 국무총리, 김원기 국회의장,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열린우리당 전. 원내 대표 등 집권여당의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1988년도와 2002년도에 공무원 노동3권 보장을 명문화하고 있는 법안을 제출한 자들입니다.
이들을 믿고 집권의 기회를 준 국민으로서 허탈하고, 행정부의 수반이라는 이들을 믿고 일선에서 국민들에게 국정홍보를 해 왔던 내가 국민들 보기에 부끄럽습니다.
한가지 더 애석한것이 있습니다.
이나라의 권력자와 입법권자들은 헌법재판소의 결정마져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1993. 3. 11 88헌마 5에 의하면 헌법 제33조제2항
(②公務員인 勤勞者는 法律이 정하는 者에 한하여 團結權·團體交涉權 및 團體行動權을 가진다)
과 관련한 구.노동쟁의조정법
(第12條 (爭議行爲의 制限) ②國家·地方自治團體 및 防衛産業에관한特別措置法에 의하여 지정된 防衛産業體에 종사하는 勤勞者는 爭議行爲를 할 수 없다.<改正 1987·11·28>
[88헌마5 1993.3.11 勞動組合및勞動關係調整法 1997. 3. 31제정 시행
1. 노동쟁의조정법 제12조제2항(1963.4.17. 법률 제1327호 제정, 1987.11.28. 법률 제3967호 개정) 중 “국가·지방자치단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2. 위 법률조항 부분은 1995년 12월말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그 효력을 지속한다.] )
제12조 제2항 '국가.지방자치단체에 종사하는 노동자'에 관한 규정은 앞으로 현행 헌법규정과 충돌없이 합헌의 상태가 되도록 고쳐져서 재정비되어야 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덧붙여서, 입법자는 어떠한 형태로는 법률을 만들어 일정한 법테두리의 공무원인 노동자가 단체행동권을 갖도록 하여 헌법불합치인 현재의 상태를 제거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이러한 의미에서 빠른 시일 안에 헌법불합치의 제거를 위한 입법 촉구을 1995년말까지 헌법이 위임한바를 입법화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입법결정지시를 한것이 10여년이 되었건만, 위정자들은 공무원을 권력의 시녀로 이용한 지난 세월이 아쉬웠던지 입법을 미루어 오다가 단체행동권은 완전히 배제되고, 단결권 마져도 반쪽짜리인체 금년 1월 27일에 공포하였습니다..
이에 당사자인 우리 공무원들은 우리들의 정당한 노동기본권을 회복하고자 일련의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음을 널리 이해하시어 주시길 앙망합니다.
4. 최종 요구사항에 대한 진술
1970년대 노동자 착취, 1980년대 전교조 탄압의 정산서(精算書)를 보십시오. 누가 옳았는가? 지금의 공무원노조 징계파동은 어쩌면 역사적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공무원들의 파업은 실정법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식으로 엄벌해야 할 정도의 죄질은 못되는 것입니다. 파업기간중의 심각한 행정마비사태도 없었고, 또한 공무원 사회가 그 정도로 무책임하지는 않습니다.
법치 법치하는데 법 위에는 인간세상의 어떤 도(道)랄까 순리(順理)랄까 하는 것이 있습니다. 현실의 법이 전부가 아닌 것이다.
이제는 징계당한 9명 공무원 그리고 그에 딸린 식솔(食率)들의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합니다. 그것도 빨리. 강공(强攻)은 이제 이만 하면 됐습니다.
< 질문에 대비하여 >
5. 파업에 대한 진술
이번 공무원노조 파업사태의 본질은 단순히 공무원들의 이기심이나 경제상황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왜곡된 민주주의ㆍ법치주의의 회복 차원의 문제입니다. 어째서 비교적 안정되고 고학력집단인 공무원들이 쟁의권을 요구하고 불법파업까지 감행하였는지 그 근본원인을 따져보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1961년 군사 쿠데타 이후 공직노동자의 노동3권이 원칙적으로 박탈 -특별권력관계와 위기정부라는 이유로- 되어 버린 것이 오늘의 파업사태의 뿌리입니다. ‘공무원은 기본권을 국가에 반납했다’는 이 강제적 허구의 진실규명과 원상회복 작업이 바로 이번 공무원 파업사태의 본질입니다.
요컨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노동3권 쟁취투쟁은 잃어버린 민주ㆍ법치주의와 정상적인 헌법의 회복운동일 뿐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점을 이해한다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조합원인 공무원들의 의도적인 현행법 위반행위는 일종의 저항권의 행사 내지 정당방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정법은 우리 모두가 당연히 준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법 자체가 잘못된 것 -이것을 악법(惡法)이라고 한다- 일 때에는 국민에게 정당 저항권이 있습니다. 올바른 저항권의 행사와 정당방위는 모든 법적 책임이 없다는 뜻입니다.
6. 노동3권에 대한 이해
노동3권은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번에 마련된 정부의 특별법안은 공무원에게 단결권은 보장하고, 단체교섭권의 경우 일부를 보장하되 법령·조례·예산에 의해 규정된 내용이나 정책 결정에 관한 사항, 임용권 등 관리 운영에 관한 사항 등은 교섭대상에서 제외하며, 단체행동권은 일체 보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한 공무원노조의 주장은 단체교섭권의 경우 “공무원의 특성상 교섭대상에서 제외된 것들을 빼버리고 나면 실질적으로 어떤 교섭도 할 수 없다”는 것이고,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면 단결권과 교섭권도 실효를 보기 어려워 결국 공무원노조가 종이호랑이에 불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노동3권은 ‘통일적 권리’라는 개념으로 분류됩니다. 법학계 내에서는 노동3권을 각각 구분해서 따로따로 허용하고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학설이 더 우세합니다. 마치 화로의 세 다리처럼 하나라도 온전치 못하면 나머지 두 개의 다리도 제 구실을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노동3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단체행동권을 단체교섭권에 포함시켜 ‘노동2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교섭권과 행동권은 따로 구분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단체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 교섭이 어떻게 힘을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
선진국들 중에는 노동3권을 헌법에 따로 명시하지 않은 나라들이 많습니다. 바로 ‘관습헌법’이기 때문입니다. 관습헌법이란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변할 수 없는 것에만 붙일 수 있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인간이 공기를 호흡할 수 있는 권리는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절대로 변할 수 없습니다.
관습헌법이란 아무데나 갖다 붙이는 말이 아닙니다. 역사가 발전하면서 바뀔 수 있는 것은 관습헌법이 될 수 없습니다. 노동자가 노동3권을 갖는 것은 인간이 공기를 호흡할 권리를 갖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극히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도 침해당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적 공감대로 된 사회에서는 굳이 헌법에 명시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7. 국민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
공무원들이 점심시간에 일을 하지 않게 되면서 시민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강조했으니까, 저는 좀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겠습니다.
공무원들은 오래 전부터 점심시간을 20분 정도로 줄이면서 교대로 일해 왔습니다. 점심시간의 업무 수행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지도 못했지만, 그동안 동절기에는 1시간 일찍 5시에 퇴근할 수 있으니까 참을 만했는데 조례를 개정해 동절기에도 6시까지 일해야 한다니까, 그것에 대해 공무원들이 점심시간의 변칙 근무를 거부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의사 표시를 한 겁니다.
직장인들은 점심시간밖에 관공서에 갈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다른 예를 들어, 병원에 갈 때는 사람들이 국립대학병원이라고 해도 점심시간에 진료를 받을 수 없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병원에 가려면 근무시간에 일부러 짬을 내야 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다른 직장인들도 근무시간에 짬을 내서 관공서 업무를 볼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더 옳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 자신이 불편을 겪어야 하거나 사람들을 관리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그걸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잠시 불편을 겪더라도 그것이 우리 사회의 발전에 유익하다면 참을 필요도 있습니다.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노동자들이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합법적으로 보장하게 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노동자들의 파업이 사회에 끼치는 해로운 영향이 유익한 영향보다 바늘 끝 만큼이라도 많았다면,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며 싸울 수 있는 단체행동권이 법제화됐을 리가 없습니다.
8. 다른 나라의 경우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선진국에서는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을 대부분 보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안에 따라 공무원을 형사고소하거나 징계할 수는 있습니다. 일본도 비슷한 법률 체계를 갖고 있는데, 지금까지 일본에서 단체행동 때문에 징계·해직 당한 공무원은 단 한 명뿐이라는 기록도 있습니다.
전형적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서도 공무원들의 단체행동권을 인정하고 있고, 상황에 따라 법원이 파업 금지 명령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소방관, 경찰, 군인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아예 노동조합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는 특수한 직종에 한해서 부분적으로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경우는 있지만, 공무원이라고 해서 단체행동권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입법 예가 선진국에는 거의 없습니다. 선진국 국민들이 우리나라 국민들보다 어리석어서 그렇게 했을 리는 없습니다. 단지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파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금기시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유익하지 않습니다.
9. 공무원들의 파업이 사회에 유익한가?
공무원노조의 파업이 과연 우리사회에 유익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에 대해서는 공무원노조가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해온 활동의 내용을 보면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공무원노조가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공무원노조는 지금까지 공무원 사회의 불공정한 관행이나 고위 공직자들의 비위 행위 등 공직사회를 투명하게 하고 부정부패를 추방하는 일에 전적으로 매달려왔습니다. 최근에 점심시간 업무 수행을 거부한 것이 자신들의 처우와 관련된 거의 유일한 주장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방송 노동조합의 파업이 임금인상 때문이 아니라 공정한 방송을 쟁취하기 위한 행동이었던 것이나, 병원 노동조합의 파업이 공공의료 확보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보수언론처럼 공무원노조의 파업에 대해 천편일률로 융단폭격을 할 것이 아니라, 공무원노조의 파업이 사회에 미치는 유익한 영향은 없는지 한번쯤은 곰곰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0. 명백한 현행법 위반 행위 아닌가?
우리나라에서는 공무원이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것 그 자체가 아직까지는 현행법 위반 행위인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법은 지켜야 할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최근의 판결을 하나 소개하는 것으로 제 주장을 대신하겠습니다.
온전한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을 한 혐의로 공무원노조 활동가들 23명이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는데, 법원이 피고들 모두에게 선고유예 판결을 했습니다. 그 판결 논지는 이렇습니다.
공무원들이 현행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집단행위를 한 이상 이를 정당행위라 할 수는 없지만, 공무원의 노동3권이 일찍이 제헌의회 때부터 인정되다가 5·16 군사쿠데타에 의해 부정된 이래 아직까지 인정되지 않고 있고, 이미 60년 전 최초의 헌법에서 보장됐던 공무원 노동기본권을 되찾기 위해 불법행동을 한 점과 아직 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이러한 생각들이 다수 의견이 될 것입니다. 진보적인 생각은 항상 소수에서 출발해 다수가 됩니다.
전교조가 합법화되는 데 10년의 세월이 걸리면서 1,600명의 교사가 해직당했습니다.
만일 우리나라 교사들이 현행법을 위반하지 않고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만 활동했다면 전교조는 아직까지도 합법화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지만 누군가는 국민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앞서 나가는 역할을 해야만 사회가 발전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공무원노조 집행부는 아마 파업을 결행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한번쯤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어떻습니까. “공무원들까지 파업을 해서 행정기관이 온통 마비됐을 때 이북에서 쳐들어오면 어떻게 할 거냐?” 하는 꽉 막힌 생각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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