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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5년03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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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 시험지 유출” 악성루머에 ‘발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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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거짓투서 해프닝 감독교체등 홍역 치러
[조선일보 심재율 기자]
대전시가 공무원 시험지 유출 ‘괴담’ 때문에 난리다.
‘시험지 유출 소동’의 전말은 이렇다. 오는 27일 치러지는 대전시 공무원 시험과 관련, 지난 16일 대전시 직장협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시험지 유출 주장이 제기됐다. “대전시청 이모 계장이 2005년도 1회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감독직을 이용, 자신의 아들에게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내용이었다. 시험은 328명 모집에 1만3885명 지원이라는 높은 경쟁률(42대1)을 보여 이 주장은 급속도로 사실인 양 퍼져나갔다.
대전시는 곧장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결과 시험담당이 이모 계장인 점도, 그 아들이 응시한 점도 확인됐다. 여기까지는 인터넷 괴담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시험답안 유출은 없었던 일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모 계장은 부원들에게 ‘공무원시험 안 보겠다는 아들에게 시험보라고 권유했다’는 말을 했다. 이를 들은 여직원(기능직 9등급)이 남편 이모(33)씨에게 전했으며, 이씨는 자신이 들은 내용에 없는 사실까지 붙여서 인터넷에 올렸던 것. 이씨는 아내가 평소 이모 계장에게 불만을 가졌다는 점을 알고 일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 부부는 하루 만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서 대전시가 고발을 취하하지 않는 바람에 결국 이씨는 명예훼손혐의로 구속됐으며, 이씨의 아내는 시 산하 사업소로 전보됐다.
이 때문에 대전시의 공무원 시험 관리시스템이 모두 드러났다. 시험 출제를 위해 공무원과 출제 교수, 밥 짓는 아주머니, 인쇄기술자 등 8명은 시험이 끝나는 27일 낮 12시까지 시청사 20층에 보름 동안 격리되고 있었다. 이곳은 침실과 화장실 등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외부 통신망도 두절된 상태로 비상시에만 벨을 누르게 되어 있다. 책임자로 이 방에 들어가 있던 이모 계장은 소동이 벌어지면서 바로 교체되는 등 한바탕 난리를 피워야 했다.
“정말 공신력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줄 알았죠.” 이 때문에 혼쭐이 난 대전시 전의수(全義秀) 자치행정국장의 말이다.
(대전=심재율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jys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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