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권승복·이하 전공노)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전국대의원대회가
노조의 '합법전환'을 둘러싼 찬·반측 극한 대립으로 단상을 점거하는 불상사로 치달으며
유예되고, 합법전환 결정 또한 무기한 연기됐다.
전공노는 24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호계3동 민방위교육장에서 대의원 390명과 참관인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7차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공무원노조의 합법전환 여부에
관한 토론을 벌였으나 '법내 진입'과 '법외 유지'를 주장하는 양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무산
되었다.
이날 현장 취재한 <신아일보> 최휘경 기자에 따르면, 최대 쟁점인 '법내 노조로 갈 것이냐?
법외 노조를 유지할 것인가?' 안건을 상정해 조합원 총투표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찬·반측 대의원들 간의 대립으로 5시간 동안 논란을 벌이다 무기 연기됐다는 것.
최 기자는 "이날 대의원대회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됐으나 법내냐 법외냐를 놓고 토론이
벌어진 오후 4시부터 양측의 열띤 공방전으로 번지며 가열되자 오후 8시 10분경 권승복
위원장이 임시정회를 선언했으며 찬·반 대의원들 간에 심한 말씨름도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찬반 대의원들 간의 대립이 심하게 가열되면서 8시 15분경에는 법내노조를
반대하는 대의원과 참관인으로 있던 조합원 30여명이 단상을 점거하는 사태마저 발생했다.
최 기자에 따르면 "권승복 위원장은 단상 점거 15분 후인 8시 30분께 '이런 분위기에서는
더 이상 대의원대회를 진행할 수 없으므로 대의원 대회를 유예한다'고 발표하고 산회를
선포했다"고 밝혀 결국 공노조 '합법전환' 결정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한편 이날 전국대의원대회는 정부가 지난해 1월 28일 시행한 공무원노조법에 따라 6급
이하 공무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해 공무원노조를 합법화한 이후 단위노조들의 합법노조
전환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합법노조 전환 신호탄'을 쏠지 여부를 놓고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공무원연금 개혁안(시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전공노
중앙은 물론 지부 내에서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아 각 지부의 합법전환 움직임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으로, 이날 대의원대회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 관심을 끌었다.
전공노는 노조 합법화 이전부터 완전한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2004년에는 처음으로
파업까지 하며 정부와 대립해 온 가운데, 공무원노조법에 따라 공무원들의 노조활동이
합법화됐으나 완전한 노동운동이 보장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전공노의 법외노조 활동으로는 한계가 있어 합법노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확산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로, 이는 법외노조로는 급박하게
움직이는 공직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절박함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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