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가 조직 내부의 의견 대립을 완화하기 이전까지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공무원노조 정기대의원대회는 공무원노조의 조직 방향과 관련해 법외노조로 남을 것인지, 합법화의 길을 갈 것인지를 놓고 치열한 격론이 벌어졌다.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조직 향방을 결정하자는 긴급 안건이 상정된 후 이에 대한 찬반 토론이 심각하게 진행되었다. 이 날 대의원대회는 법외노조를 주장하던 일부 대의원들이 단상을 점거한 채 의사진행을 방해하자 결국 파행으로 마무리되었다.
대의원대회 파행이후 공무원노조 게시판은 소위 ‘법내파’와 ‘법외파’로 나뉘어 격론이 계속되었다. 공무원노조 권승복 위원장은 2월 27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조직을 하나로 단결시키고 수습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갈 것”이며 “빠른 시일내에 대의원대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3월 5일 2007년 첫 상임집행위원회가 소집되었다. 회의 개최가 예정된 오후 3시. ‘법외파’로 지칭대는 십여명의 조합원들이 공무원노조 사무실을 방문했다. 차기 대의원대회 일정을 논의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상임집행위원회는 3월 사업 계획만을 논의한 뒤 마무리되었다.
이 자리에서 권승복 위원장은 "내부 갈등이 수습되지 않은 상태에서 열리는 대대는 또 다시 파행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의견이 조율될 때까지 대의원대회를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권 위원장은 의견 조율을 위해 양측을 만나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내부 갈등으로 파행을 거듭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 상황에서 대의원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점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위원장의 결정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회의를 마친 후 발표된 위원장 담화문이 대의원대회 파행의 원인을 ‘긴급 안건 제안’이라고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원장은 담화문을 통해 ‘2006년 11월 대의원대회와 위원장 재신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특별법 거부 기조의 조직방침을 결의한 지 3개월이 채 지나지도 않아 동일 안건이 재차 상정된 것이 유감‘이라며 ‘통일된 합의안을 도출해 위원장의 입장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대대 파행의 원인이 '단상 점거'에 있다고 보는 조합원들의 입장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해석이다. 더군다나 조합원들의 의사를 취합해 노조 규약,규정에 따라 대의원대회 안건을 상정한 측에서는 대의원대회를 사실상 무기한 연기하자는 의견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듯 하다.
권 위원장의 결단으로 공무원노조에서 대대 파행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조 내부의 의견 갈등을 해소할 것인 지, 더욱 격화시킬 것인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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