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조직 진로 전환 조합원 총투표 안건' 상정한 오봉섭 부산 본부장

홍민철 기자

공무원노조가 조직 진로를 놓고 논쟁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4일 단상 점거로 대의원대회가 무산되었다. 이후 내부 논쟁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의원대회 당시 찬반 논쟁이 뜨거웠던 ‘조합원 총투표’안건에 대한 찬,반 입장을 대표하는 두 지역본부장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았다.

‘조직 진로 전환 조합원 총투표 안건’ 상정 문제로 공무원 노조의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 총투표로 다수 대중의 힘을 모아 조직을 재정비 하자”고 주장하는 오봉섭 부산본부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합법화로 가고 안가고의 문제가 아니다"

오봉섭 본부장은 지금과 같은 내부 상황에서 총투표 실시를 주장하는 것이 자칫 ‘합법화 인정’으로 인식될 수 있음을 우려하며 말을 열었다. 오 본부장은 “현재 공무원 노조의 조직상황은 총체적 위기”라고 진단한 뒤 “공무원노동조합이 대중조직인 만큼 조합원 대중의 힘으로 전선을 회복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총투표 실시 주장의 이유를 밝혔다.

총투표를 실시해 조직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그 방향으로 공무원 노조의 전술을 결정하자는 의견. 공무원 노조 내부적으로 중앙행정기관, 사법부 등에 속한 조합원들의 이탈이 가속화 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공무원 노조가 공무원의 대표조직이 아닌 기초단체 공무원들만의 소수 노조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 역시 무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초단체 노조로의 전락은 결국 교섭력의 약화로 이어지고 이는 곧 조직의 와해로 이어질 수 있다. 오봉섭 본부장은 “2004년 총파업에 대비해서 파업 참여 조합원 수가 40%도 안된다”고 지적하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거나 조합 탈퇴가 지금보다 가속화된다면 “조직 사수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술적인 문제이지 목표는 마찬가지로 노동3권 쟁취다”

오 본부장은 ‘법외 노조로 남아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에 “전술적인 문제이지 목표는 마찬가지로 노동3권 쟁취다”라고 전제한 뒤 “민주노조를 지향한다면 의견이 대립했을 경우 공식적 기구안에서 더 많은 토의를 통해 다수의 의견을 취합하는 것이 옳은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맥락으로 그는 지난달 24일 있었던 대의원 대회 단상 점거 역시 “조합원 70% 가량이 합법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반대하는 30%가 힘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주장과 상반되는 의견이 관철될 것이 두려워 사용하는 폭력은 민주노조에서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오봉섭 본부장은 이후 대의원대회 일정과 관련 “규약상 전체 대의원 중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반드시 응하도록 강제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고 말하고 “지난 대대는 폭력 사태로 무산된 만큼 조속히 다시 개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본부장은 “현재 공무원노조의 조직상황은 총체적인 위기 상황이기는 하다”라고 내부적 위기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작은 의견 차이를 서로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하고 “목표가 같은 만큼 어떻게 하든 의견해소에 서로 노력을 한다면 현재의 상황이 많이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