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무능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3% 퇴출 대상자` 선정을 하루 앞둔 14일 시청에는
두 가지 기류가 흘렀다.
대부분 직원은 휴식시간도 없이 일에만 열중하고 자리 이동시에는 걸음을 재촉하며
잡담을 자제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반면 노조 가입자가 평소보다 2~3배 급증하고, 일부 사업소에서는 퇴출 대상자를
`제비뽑기`로 선정하는 등 인사개혁에 저항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시는 실ㆍ국별 퇴출 대상자 선정 후 선정 과정에 대한 감사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며,
노조 역시 `더 커진 몸집`으로 개혁 저항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여 당분간 `공무원 철밥통
깨기`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실ㆍ국장 `명단 작성` 고민 = 서울시 공무원들의 긴장된 분위기는 직접 인사 대상인
하위직보다 `무능 부하직원`을 뽑아야 하는 실ㆍ국장들에게서 더 느낄 수 있었다.
실ㆍ국장들은 대상자 명단 제출 하루 전까지도 최종 결정을 못한 채 부하직원이나
외부 인사와 얘기도 별로 나누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 부처 국장은 "과장들을 대상으로 퇴출 대상자에 대한 의견은 들었지만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며 "오늘 저녁이라도 당사자에게 얘기해줘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 개혁 반발 `노조 무더기 가입` = 퇴출 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노조 가입자가 급증하고,
일부 시 산하 사업소에서는 제비뽑기로 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개혁에 저항하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노조 반발이 여전히 거센 가운데 이번 개혁의 최대 수혜자(?)는 오히려 노조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14일 "평소 10명 안팎이던 노조 가입자가 며칠 전부터 20~30명씩 무더기로
들어오고 있다"며 "특히 도로ㆍ수도 관련 사업소나 본청 과 단위 부서에서 무더기 노조
가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3500명 수준인 노조 가입자가 단기에 급증해 이달 말에는 4000명에
육박 할 것으로 노조측은 전망하고 있다.
◆ 퇴출 대상자 제비뽑기하기도 = 감사국 관계자는 "몇몇 도로사업소에서 지난 12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출자 투표`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4월 이후 실태조사를
벌여 징계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감사국은 실ㆍ국별 퇴출자 명단 제출일인 15일 이후 선정 과정에 줄세우기나 학연ㆍ
지연이 얽혔는지 내부 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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