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한나라당 '정치관계법정비특별위원회'(위원장 안상수)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7년 대선을 겨냥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내놓은 법안에는 정부로 부터 지원을 받은 모든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나아가 선거기간 중 촛불집회도 금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정식으로 발표될 법안 중 주목을 끄는 것은 공직선거법개정안 중 국가로부터 보조금 또는 지원금을 받는 시민단체 대표자 등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집회를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

한나라당, "누구든지 선거기간 중 촛불집회 열 수 없다"

구체적으로 한나라당은 공직선거법 제103조 3항에서 "누구든지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단합대회 또는 야유회 기타의 집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조항을 고쳐 "누구든지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합대회, 야유회 또는 촛불시위 기타의 집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은 선거기간 중 촛불집회 금지 이유에 대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집회 등이 빈발하면서, 이를 선거운동에 이용하는 세력이 있으므로 원천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또 공직선거법 제60조에서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국민운동단체로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출연 또는 보조를 받는 단체의 상근 임·직원 및 이들 단체 등의 대표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조항에 "선거일기준 3년 이내에 국가로부터 보조금 또는 지원금을 받은 시민단체"라는 문구를 넣어, 새마을운동협의회, 바르게살기운동, 자유총연맹 등 기존의 선거운동 금지단체 이외에 전국의 거의 모든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의 시민단체들, 이젠 선거운동 하지마!'

이에 대해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대 교수는 "'돈은 막고 입은 풀라'는 선거법의 원칙을 망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선거법에서 막고자 하는 것은 민중이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막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촛불집회는 민중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선거운동으로 규정해 규제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의 시민단체의 선거운동 금지법안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의 행태가 구시대적"이라며 "관변단체로 문제가 드러난 단체에 대해고치려고 만든 법안을 일반 시민단체에도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한나라당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공무원이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고, 선관위원 및 선관위 직원(비상근 포함)들에 대해서도 공정관리 의무조항을 신설해 처벌대상에 포함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정무직 공무원과 대통령 비서실 및 국무총리실 소속 별정직 공무원, 정부투자기관 임원이 선거에 출마할 경우 선거일 6개월 전에 사퇴토록 하고 전자개표에 따른 부정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수개표 실시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또 공무원 노조 및 교원노조의 선거운동 금지를 명문화하는 공무원 및 교원노조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노조, 전교조도 선거운동 금지'

한편 한나라당의 '대선사건 전담 특별수사법' 제정안에는 국회에서 여야 합의하에 '특별수사부'나 '공작정치수사본부'를 구성해 허위사실 공표시 즉각 수사에 착수해 72시간 내 사실관계를 규명하도록 했다.

또한 이 법안에는 허위사실 공표자에 대한 공소시효를 현행 6개월에서 3~5년으로 늘리고, 처벌 수위도 현행 5~7년 이하의 징역형에서 7~10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강화됐다. 아울러 선거기간에 후보가 사망하면 선거일을 한 달 연기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치자금법 개정안은 대선 예비후보자에 대한 후원회 설치를 허용하고, 정략적으로 분당을 했다가 선거 직전 재결합할 경우 신생정당에 지급했던 보조금을 전액 환수토록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법 개정안은 대선이 있는 해에 한해 중앙당과 시도당의 유급 사무원수를 현행 각각 100명에서 150명으로 늘릴 수 있도록 하고, 당 대표 경선 사무 전체를 선관위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며,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입당한 사람 및 당비를 임의로 인출한 사람에 대한 처벌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터넷, UCC는 틀어막고...'

미디어중립에관한법률개정안에는 대선 관련 유언비어 및 흑색선전이 인터넷에 대량 유포될 경우 포털로 하여금 해당 내용이 보이지 않도록 임시로 '블라인드' 처리를 하고, 정당에서 이의를 제기하면 관련 글을 삭제토록 하는 내용과 함께 선거 관련 글 인터넷 실명제 도입, UCC 선거보도 심의 대상 포함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재외국민선거권부여확대법안에는 대통령 선거 및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때 영주권자를 포함해 모든 재외국민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이번주 내에 이같은 내용의 공작정치근절법 제정안,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개정안, 미디어 중립에 관한 법 개정안, 재외국민 선거권 부여 확대법안 등을 순차적으로 발표한 뒤 국회에 일괄 제출키로 했다.

/ 조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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