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청년 실업자를 위해 마련한 임시직인 행정서포터스나 계약직 공무원인 주차 단속원을 채용하면서 고졸 실업자를 외면해 ‘차별대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일자리는 업무내용이 단순한데도 시가 지원자격으로 전문대학 졸업 이상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여성 주차단속원 채용 공고를 내면서 지원자격을 18∼29세 전문대학 이상 학력자로 제한했다.
비전임 계약직 공무원인 이들은 2인 또는 3인으로 1조를 이뤄 버스전용차로와 서울시내 간선도로에서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한다. 이들의 업무는 현장적발, 과태료부과대상 차량 표지 작성, 증거사진 촬영, 단속대장 작성과 결과 보고 등으로 굳이 전문대 이상을 졸업하지 않더라도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실업계 고교를 졸업하고 일자리를 찾고 있는 김모(20·여)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주차단속원 모집공고를 봤는데 고졸은 지원도 할 수 없어 황당했다”며 “공공기관에서 조차 학력제한을 해서야 되겠느냐”고 흥분했다.
또 시가 3년째 운영하고 있는 임시직인 행정 서포터스도 지원자격이 전문대졸 이상으로 제한돼 있다. 시는 행정 서포터스로 지난해 7600명에 이어 올해 2600명을 모집한다. 행정 서포터스는 고학력 청년실업자 대책으로 마련됐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 하는 일은 복사, 자료 정리 등 단순 행정 보조가 많아 ‘고학력’의 조건을 달아 대상으로 삼기에는 타당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한국노동연구원 정인수 선임연구원은 “고졸 이하 학력의 청년실업자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실태를 파악하고 이들을 지역 산업 수요와 연결하는 등 적극 나서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채용 시장에서 이들이 불리한 위치에 있는데도 시가 제공하는 임시직에서조차 타당하지 않은 기준으로 학력제한을 두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안건기 고용대책과장은 “각 부서에서 임시직이나 계약직 공무원을 모집하는 경우 필요한 능력을 판단해서 자격제한을 두는 것 같다”며 “앞으로 고졸 청년실업자 대책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
홈으로
> 참여마당 > 자유게시판
세계
홈페이지: -
조회 : 380
의견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