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현장] 1만 5천여 노동자들, 노동절 맞아 대규모 집회

특별취재팀

<3신 오후 8시 20분> 7시 20분 정리집회 후 해산
민주노총, "6월 말 한미FTA 폐기, 비정규확산법 폐기 대규모 투쟁 벌일 것"

행진이 시작될 무렵 비는 완전히 그치고 선선한 바람이 참가자들의 뺨을 스쳤다. 무대 앞에서부터 행렬 맨 뒤까지 참가자들은 각종 구호가 적힌 커다란 풍선을 손에서 손으로 이어 보냈다.

117주년세계노동절기념노동자대회 행진

촬영/편집 홍민철 기자

참가자들은 대학로에서 세종로사거리까지 긴 대열을 이루고 행진했다. 대열의 맨 선두에는 장애인들이 섰고 뒤로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와 연맹이 깃발과 각종 선전물을 들고 행진했다. 민주노동당과 학생, 시민사회단체도 뒤를 따랐다.

△참가자들은 대학로에서 세종로사거리까지 긴 대열을 이루고 행진했다. ⓒ민중의소리 이재진 기자

ⓒ민중의소리 이재진 기자

각 산별노조와 연맹별로 대열을 이룬 참가자들은 “한미FTA 원천 무효” “비정규확산법 폐기” 등의 구호와 함께 조직별로 처한 과제를 시민들에게 설명하느라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절은 이제 일반화 되었는지 지나는 시민들도 “오늘이 노동절이잖아”라면서 노동자들의 행진을 관심 있게 지켜보기도 했다. 마침 날씨도 선선해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방송차량에서 울려나오는 내용에 관심을 보였다.

대학로를 출발한 선두 차량이 종로3가에 이를 때 즈음 마지막 행렬이 대학로를 출발할 정도로 대열은 길었다.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두 시간여 동안 행진한 참가자들은 세종로 사거리 교보빌딩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열고 이날의 집회를 마감했다.

이날 집회가 5월, 6월로 이어지는 향후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인 만큼 정리 집회는 투쟁결의로 채워졌다.

건설운송노조 백석근 위원장은 지난 2-3년간 울산, 포항 등에서 강한 투쟁을 보여줬던 건설플랜트 노조가 지역 범위를 넘어 공동투쟁위원회를 구성해 임금단체협상에 들어갔고 5~6월 중으로 타워크레인 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하고 있으며 6월에는 덤프와 레미콘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사무금융 전대섭 수석부위원장은 작년 4월 프랑스에서 벌어진 ‘최초고용노동제’ 폐기 시위를 소개하면서 “프랑스의 투쟁은 이미 국회를 통과하고 정부가 시행령을 발표한 시점에서 투쟁을 통해 법안을 폐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아무도 그 법안의 무서움을 몰랐지만 26세의 청년들이 모든 사업장에서 2년제 노동자로 고용될 것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당사자들이 나섰고 그 부모들이 나섰고 노동자들이 나섰고 파리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었다”며 “7월 1일로 예정된 비정규확산법을 폐기하는 투쟁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는 중부권 이남의 노동자들이 창원으로 집결하고 중부권 노동자들만 서울로 집중한 상황에서도 1만 5천명이라는 숫자가 모여 민주노총의 역량이 건재함을 보여줬다.

민주노총 김명호 기획실장은 “노동절은 원래 노동자들이 가진 모든 과제를 다 쏟아내는 날”이라면서 “전체 구호는 한미FTA 폐기, 비정규법안 폐기를 제시했지만 각 조직별 과제를 내놓고 시민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6월말로 투쟁의 열기를 모아가 한판을 벌여야 할 것”이라면서 “작년 민주노총은 각종 사안을 쟁점화 시키기 위해 12번의 총파업을 벌였다면 올해는 쟁점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승리를 위해서 싸울 때”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이 6월 말 총력투쟁 의지 밝히자 금속노조가 먼저 6월 총파업 의지를 보였다. 다른 노조와 연맹이 내놓을 수 있는 최고 수위의 투쟁이 어디 까지 인지를 내놓고 6월 말 투쟁의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6월 달 내내 쟁점이 될 한미FTA 체결 여부, 7월 1일로 예정된 비정규법안 시행을 놓고 노동계의 총력 투쟁을 ‘실제 싸울 수 있는 수준’을 면밀히 타산해 싸우겠다는 것.

김 실장은 이석행 위원장의 행보에 대한 평가가 괜찮다고 전했다. 그는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대표가 사업장에 방문해 자신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연대감을 느낀다”면서 “예전의 지도부 지역순회와는 다르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창원에서 진행된 남북노동자대회가 진행된 것에 대해서도 김 실장은 높이 평가했다. 김 실장은 “위원장이 유례없이 그 창원에서 대회를 치른 것을 통해 조합원들은 그 행사의 의미와 비중이 어느 정도 인지를 느꼈을 것”이라면서 “민주노총이 평화와 자주통일을 위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최근 평화와 통일에 대한 위원장의 행보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이날 참가자들은 7시 10분경 전체 집회를 마치고 산별노조, 연맹별 정리집회를 간단히 가진뒤 해산했다. 민주노총은 향후 5월 18일과 6월 2일 허세욱 열사 49제, 6.10 기념대회, 6.15 기념대회 등의 계기를 통해 기세를 올리고 6월 29일 대규모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 김경환 기자

117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 노동자 대회 본행사

촬영/편집 홍철호기자

ⓒ민중의소리 이재진 기자

<2신 오후 6시 20분>
1만 5천여 노동자들, "한미FTA무효, 비정규악법 분쇄"

제 117주년 세계노동절을 기점으로 노동자 투쟁의 깃발이 힘있게 펄럭일 것으로 보인다.

부슬부슬 내리는 빗줄기에도 불구하고 노동절 본대회가 시작되는 오후 2시 30분경이 되자 대회참가 인원은 1만5천명으로 늘어나 대학로 앞 양 차로를 가득 메웠다. 끝없이 이어진 참가인원으로 인해 무대 앞 단상에 올라선 사람이나, 행진대열 제일 뒤에 앉은 사람이나 전체 참가인원을 한눈에 볼 수 없기는 매 한가지였다.

민주노조 운동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들이 모인 대회인 것임은 대회장 주변으로 펼쳐진 각종 선전전 및 전시회를 통해 짐작이 가능했다. 민주노조 설립을 위한 노동자 투쟁의 역사가 사진전으로 준비돼 있는가 하면, 이주노동자 인권운동·구속노동자 석방운동·특수고용직노동자 노동3권 쟁취 운동 등 각종 노동현안을 대회장 옆 도로에서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선전전은 대학로를 찾은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기 충분했다.

ⓒ민중의소리 이재진 기자

"한미FTA무효, 비정규악법 분쇄"가 주요 구호로 선정된 이날 노동절 기념대회는 민주노총 깃발과 각 산하연맹·노조 깃발이 대회장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또한 이들 노조 깃발과 함께 등장한 ▲한미FTA저지 ▲산별임단투승리 ▲비정규철폐 ▲대선승리 ▲특수고용직 노동3권 쟁취 등의 문구가 쓰인 손깃발은 올 한해 노동(민중)운동진영의 투쟁 과제를 명확히 보여줬다.

이번 노동절 기념대회에는 한미FTA 저지와 함께 '민중진영의 대선승리'를 염원하는 목소리도 크게 울려 펴졌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은 연대사에서 "세계노동절 역사 굽이굽이마다 이 땅에서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 농민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세력과 피지배 세력이 맞서 싸워왔다"며 "통큰 단결로 세계 노동절 정신을 이어받아 한미FTA 저지, 비정규악법저지 등을 통해 대선승리로 나가자"고 호소했다.

이어 민주노총 산하 위원장들은 물론 연대인사에 나선 민중진영 인사들도 "노동자, 농민,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위해서는 올해 연말 대선과 내년 총선에서 민중의 정치세력화가 반드시 강화돼야 한다"고 하나같이 힘을 모았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를 정신으로 하는 노동절답게 대회 진행 도중 참가대열 곳곳에는 장애인 투쟁 지원 모금함, 삼성에 맞선 이들의 투쟁 모금함 등이 끊임없이 돌아다녔다.

노동자 축제의 장인 노동절 기념대회였지만 허세욱 열사의 생전 육성이 대학로에 울려 퍼지자 대회참가자들은 고개를 숙이며 침통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미FTA 최종 협상장 앞에서 분신한 뒤 구급차에 실려가는 순간까지 계속된 허세욱 열사의 "한미FTA 폐기하라"는 절절한 외침에 대회참가자들은 '복수가'를 부르며 다가오는 한미FTA 반대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6월 2일 허세욱 열사 49재를 성대히 개최할 예정이며, 5월 19일부터 6월 30일까지를 최저임금 쟁취투쟁기간으로 설정하고 투쟁에 나설 것을 결의문을 통해 밝혔다.

오후 4시 50분경 본대회를 마친 1만 5천여 대오는 대학로에서 서울시청 방면으로 대국민 시민선전을 위해 힘있는 행진에 나섰다. /제정남 기자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1만 5천여명의 노동자들이 대학로를 가득 메웠다.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비정규직 철폐" "사회양극화 해소" ⓒ민중의소리 전문수 기자

<1신 오후 2시 40분>
2천여 노동자들, 대학로에서 비정규확산법 무효 결의대회

"가자 노동자의 연대를 위해, 해방 투쟁으로 동지여 동지여 꼭 찾아오리라 동지여 동지여 꼭 찾아오리라 비정규직 철폐 투쟁!"

“비정규법 전면 무효! 투쟁으로 박살내자”

5월 1일 117주년 노동절을 맞아 2천여명의 노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정규확산법 무효·특수노동고용 노동기본권쟁취 노동자 결의대회’가 서울 대학로에서 열렸다.

△5월 1일 117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2천여명의 노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정규확산법 무효·특수노동고용 노동기본권쟁취 노동자 결의대회’가 서울 대학로에서 열렸다. ⓒ민중의소리 이재진 기자

보슬비가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가운데, 대열의 제일 앞에는 산재노동자들을 비롯한 장애를 가진 노동자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단위 사업장들의 수많은 깃발들이 곳곳에서 펄럭이고 있다. 대학로 곳곳에는 ‘한미FTA무효, 한미정상회담 저지’ 등의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이날 집회 무대에 오른 민주노총 비정규담당 부위원장인 주봉희 부위원장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KTX 동지들을 비롯한 수많은 동지들이 싸우고 있지만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민주노총이 책임있는 자세로 밀고 나가겠다고 하니 믿어보자”고 호소했다.

주 부위원장은 “117주년 노동절인 오늘 새벽에 60세의 늙은 노동자가 몸을 불사르고, 강원도 철원에서는 이주노동자 3명이 방값을 아끼기 위해 논에 있는 컨테이너에서 잠을 자다가 불이 나서 이 한 많은 대한민국 땅에서 죽어가야 했다”면서 “지난날 허세욱 동지가 돌아가셨을때, 산에 묻으면 흙이라도 퍼올 것이고, 물에 뿌리면 물이라도 떠오고, 바람에 뿌리면 바람이라도 잡아온다고 했지만, 할 수 있었던 것은 묶고 있던 머리띠로 한 줌의 재를 가져오는 것이 다였다. 그게 우리의 현실이고 비정규 노동자로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대한민국은 X같은 세상, 그 속에 장애노동자는 X같이 살아가고 있다"

비정규 노동자 결의대회에서는 현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강력한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몸에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아 있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비위원회 박경석 집행위원장은 “시설에서 차별받고 그렇게 살아가다 성폭력 당하는 이 사회에서 장애인은 지금도 집구석에서 수십년, 시설에서 수십년 처박혀서 개처럼 살아가고 있다”면서 “오늘이 117주년 노동절인데 투쟁하는 노동절이 맞느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박 집행위원장은 “얼마전 장애인 차별 금지법이 제정되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영빈관에서 서명식을 가졌는데, 노무현은 ‘행복한 장애인, 아름다운 대한민국’이라고 썼다”면서 “하지만 이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은 행복하지 않다. 그래서 이 대한민국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그게 이 대한민국의 현실인데, 어떻게 대한민국이 아름답다고 이야기할 수 있나. 이 대한민국은 개같은 세상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는가”라고 외쳤다.

△117주년 노동절 기념 노동자대회가 열린 서울 대학로에는 참가자들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민중의소리 이재진 기자

노동절을 맞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가슴 속에 담아둔 분노를 끄집어 냈다.

성심여고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올해 초 해고된 뒤 학교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는 정수운씨는 “오는 7월 비정규직 법안 발효를 앞두고, 우리 비정규 노동자의 처우는 너무나 한심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정부는 비정규직 법안을 즉각 철회하고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여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노조를 만들고 나서야 노동절이 쉬는 날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서비스 유통노조 식음료유통부문 박완희 선전부장은 “오늘도 우리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식음료 노조는 사측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노조를 사수해 내년 노동절에는 1천의 대오와 함께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오후 2시 현재, 117주년 노동절 기념 노동자대회 사전행사 계속 되고 있다. 빗줄기가 굵어지고 있지만, 대회에 참가하려는 대오는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한편, 애초 오후 2시로 예정되었던 본행사는 우천과 행사준비 관계로 사전행사가 늦어져, 다소 지연될 예정이다. /박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