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창원 남북노동자통일대회에서 만난 남북 공무원노동자

김학태 기자/매일노동뉴스

노동자들간 남북교류가 활발해진 요즘, 가장 교류가 더딘 산업이나 직종은 아마도 공무원들일 것이다. 오래동안 반목해 왔던 남북 정권과 가장 가까운 노동자들, 게다가 남쪽 공무원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든 역사도 짧기 때문이다. 이런 남북 공무원노동자들이 창원에서 만났다.

지난 29일 창원호텔에서 열린 5.1절 남북노동자 통일대회 환영만찬장. 남쪽의 공무원노동자 강수동 전국공무원노조 진주시지부장(왼쪽)과 박이제 마산시지부장(오른쪽), 그리고 북쪽에서 온 여성 공무원노동자 리후복 조선공무원 및 봉사직업동맹위원회 통일위원장(가운데)의 대화는 끊길 줄 몰랐다.

강수동 지부장이 물었다. “북쪽 공무원 봉사직맹은 몇 명이 가입해 있어요 ”

리후복 통일위원장은 “30만5천명 정도 된다”고 대답했다. 14만명 정도인 전국공무원노조보다는 많다. 하지만 “남쪽의 공무원노조와는 다르다”는 게 리 통일위원장 설명이다. 북쪽의 조선공무원 및 봉사직업동맹위원회에는 공무원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민간·공공서비스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 말고 봉사하는 노동자들도 있습네다.”

“그러니까 봉사하는 서비스노동자들도 있다는 말이네.” 강수동 지부장이 거들었다.

“북쪽에 내각을 구성하는 공무원들도 직맹에 있나요 ” 강 지부장의 질문은 계속된다.

“아닙네다. 내각에 있는 사람들은 다릅네다.” 하지만 “그 중에 직맹 중앙위원으로 참가하는 사람들은 있다”고 리후복 통일위원장이 말했다.

강 지부장 옆에 있던 박이제 지부장도 질문을 던진다. “북쪽에서도 우리처럼 급수에 따라 직맹 가입이 제한되나요 ”

리 통일위원장은 “아니다. 행정 사무원이면 다 들어간다. 그런 거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공무원노조는 직장협의회 시절이나, 2004년 파업을 할 때나, 노조사무실을 폐쇄당하는 지금이나 유명하다. 북쪽은 남쪽 공무원노조의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을까.

리후복 통일위원장은 “장군님께서 남쪽 공무원노조가 탄압을 받으면서도 통일운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며 “남쪽 공무원노동자들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강수동 지부장이 놀라면서 “장군님이 남쪽의 공무원노조를 정말 알고 있냐”고 물었다. 리 통일위원장은 “당연히 알고 있다. 남쪽 공무원노조의 투쟁과 탄압 소식을 듣고 가슴 아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쯤되면 남북 공무원노동자들도 자주교류에 대해 얘기가 나올 법하다. 강수동 지부장은 “그동안 어려운 일들이 많아서 한번도 평양에 가보지 못했다”며 “공무원들도 남북교류를 시작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리후복 통일위원장은 “그동안 통일을 위해 많이 노력했는데, 평양에 한번도 못 왔다는 말을 들으니 섭섭하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