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노동부, 고용지원노조 설립 과정에서 주도자 중징계 회부

연윤정 기자/매일노동뉴스

노동부 공무원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과정에서 설립신고가 반려되고, 노조 결성 주도자가 징계에 회부되는 등 노동부가 공무원 단결권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징계 당사자는 부산노동청 창원지청 소속 류만재(6급·창원고용지원센터 기업지원과)씨. 류씨는 현재 노동부공무원노조(준)와는 별도로 (가)전국고용지원행정공무원노조(고용지원노조)를 만드는 과정에서 지난달 중징계에 회부된 상태다.<본지 4월6일, 4월9일자 참조>

“노동부가 부당노동행위 및 직권남용”

처음 류씨가 고용지원노조를 만들려고 했던 직접적 이유는 노동부 직업상담원 공무원화에 대한 반발에 있었다. 기존의 노동부공무원노조(준)가 직업상담원 공무원화에 반발했지만 법외노조라는 한계 때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에 따라 류씨는 ‘합법노조’라는 차별성을 내세우며 별도로 고용지원노조를 설립해 직업상담원 및 고용지원센터 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것.

이에 따라 지난달 7일 대전서 창립총회를 열었으나 성원 미달로 무산됐다가 이후 창립총회에 성공해서 지난달 23일 설립신고서를 노동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같은 달 26일 설립신고서를 반려했다. 공무원노조법상 노조형태는 최소단위를 제한하고 있는데 고용지원노조는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25일 창원지청이 류씨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부산노동청에 징계의결 요구에 나섰다. 그동안 류씨는 고용지원노조 설립을 주도하면서 노동부 내부 인트라망에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비판과 고용지원센터 운영상 문제점 등에 대해 글을 올려왔고 주말인 지난 4월14일과 15일 2차례의 1인 시위에 나섰는데 이것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 위반에 해당된다는 것이 징계의결 요구의 사유다.

노동부 “‘오비이락’일뿐 탄압 아니다”

이에 대해 류씨는 부당노동행위 및 직권남용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류씨는 “고용지원노조는 행정부내 고용지원업무를 수행하는, 또한 수행할 수 있는 공무원으로 구성된 노조로서 설립요건을 충족해 설립신고를 했다”며 “그동안 직업상담원 특별채용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행동해왔는데 노동부는 조직내 문제가 사회적으로 불거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설립신고서를 반려처분했다”며 노동부의 '직권남용'이란 주장이다.

또한 류씨는 “공개게시판에 올리는 글은 직원들의 자연스러운 의사 표출일 뿐인데 그것을 문제 삼으며 중징계 회부를 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또한 1인 시위는 국가공무원법상 상위의 헌법의 집회시위의 자유의 위배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며 노동부의 '부당노동행위'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공교롭게 설립신고서 반려와 징계의결 요구 시기가 맞아떨어졌을 뿐 양자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고용지원노조 조합원 37명 중 1명은 보훈처 직원이 포함돼 있는 것과 관련해 류씨는 "최소단위 제한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이나 노동부 본부측은 “내용적으로 모두 노동부 직원”이라며 공무원노조법상 최소단위 제한 위반이라고 밝히고 있다.

자유로운 의사표현 vs. 공무원 복종위반

이와 함께 창원지청으로부터 징계의결 요구를 받은 부산노동청측은 “공무원노조법상 정책결정 사항은 교섭대상이 아닌데도 류씨는 이미 정책적으로 결정된 직업상담원 공무원화와 관련해 인터넷을 통해 이의제기를 해왔다”며 “또한 국가의 정책결정 사항에 대해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직원들을 선동하는 등 노조 설립과는 무관한 행동을 했다”고 징계회부 사유를 밝혔다. 이와 관련 창원지청 차원에서 1인 시위 자제 등을 요청했으나 류씨가 이를 거부하고 1인 시위를 강행하는 등 복종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노조 필증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노조 명칭을 사용한 것도 징계 이유로 올랐다.

그러나 이 같은 직업상담원 공무원화가 국가정책결정 사항이란 논란을 넘어서서 공무원이라 하더라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자유로이 의견을 펼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를 이유로 설립신고서를 반려하고 징계를 하는 것은 단결권 침해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노동부공무원노조(준) 한 관계자는 “직업상담원 공무원화 자체를 반대했다기보다 합리적으로 단계적으로 채용하라는 주장을 펴왔고 류씨가 조직분리를 원했던 것은 아니”라며 노동부의 일련의 결정에 대해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