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원, 7월초 서울공무원 시험대비 열차표 싹쓸이
KTX표 2분만에 매진, 표 못 구한 수험생 분통
오는 7월 8일 치러지는 서울시 7,9급 신규공무원 임용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 정모(29·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씨는 시험 당일 열차 예매가 시작되는 지난 8일 새벽부터 졸린 눈을 비벼가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정씨는 오전 7시 승차권 예매 돌입과 함께 예매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KTX 열차 2편의 전 좌석이 순식간에 동나버린 뒤였다.
정씨는 '공무원 시험보러 가기도 이렇게 힘든데 공무원 되기는 얼마나 힘들겠냐'는 자조 속에 일부 학원들이 승차권을 '싹쓸이'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분통이 터졌다.
거주지 제한이 없어 전국적으로 수십만명의 수험생이 몰려드는 '공무원 시험의 최대 격전지' 서울시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승차권 예매를 두고 해마다 치열한 '좌석 확보 전쟁'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학원들이 승차권을 사재기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어 지방 수험생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1일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시지방공무원 임용시험일 승차권 예매를 실시한 결과 '수험열차'인 오전 5시와 오전 5시25분 부산발 KTX 2개편 1천870석이 예매 개시 불과 2분 만에 입석까지 전량 매진됐다.
수험가에서는 이 같은 '순간 매진 사태'가 일부 학원들이나 암표상과 같은 '큰손'들이 승차권을 한꺼번에 무더기로 구입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대구역 창구에서는 한 명이 178석을 예매한 것으로 확인됐으며,인터넷을 통해서도 상당수가 무더기 예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행 철도공사 운송약관에 따르면 설이나 추석연휴 같은 특별수송기간의 경우 1인당 편도 4장,왕복 8장로 예매에 제한을 두고 있지만 평일에는 단체예매 방식으로 1인당 200석까지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다.
'불똥'을 맞은 부산지역 학원들은 KTX 이용을 포기한 채 자체 '수송작전'에 나섰다. 한 학원 관계자는 "올해는 관광버스 10대를 빌려 시험 전날 상경한 뒤 콘도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수험열차'의 경우도 특별수송편으로 간주,승차권 예매를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임시열차 편성을 고려하는 한편 대량 구매로 인한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우기자 widen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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