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 사퇴의 변
존경하는 부산본부 1만여 조합원 여러분!
가정의 달 오월을 맞이하여 더욱 화목하고 화기애애한 나날 되시길 기원합니다.
지금 우리는 퇴출제 시행 등으로 직업공무원제도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생존권 사수와 조합원의 근로조건 향상은 뒷전인 채 조직진로를 둘러싼 내홍으로 조직이 양분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게 되어 송구스럽기 그지없지만 제 자신의 무력감과 본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뼈저리게 통감하며 떠납니다.
백번을 숙고해봐도 제 능력의 한계만 절감할 뿐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조직의 짐만 될 것 같아 사퇴를 결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2월 24일 대의원대회가 폭력으로 무산된 이후 천신만고 끝에 극적으로 대대개최 합의를 도출했지만 또다시 중앙집행위원회마저 폭력으로 유회되었을 때 중집위원 전원이 총사퇴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조직이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위태로울 때 정작 기강 확립과 대동단결의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할 위원장이 초규약적인 일련의 조치사항, 담화문을 남발하여 오히려 불신과 분열을 조장했을 때 이미 공무원노조는 민주노조와 대중조직을 포기한 위원장의 친위조직, 사유물로 전락하였습니다.
규정에도 없는 “지부권한정지” 조치, 조직진로를 사견으로 발표 한 행위는 위원장이 규약․규정위에 군림하고 공식적인 집행기구와 의결기구를 무력화시킨 명명백백한 독재적 횡포입니다.
총투표에 대한 논란은 그동안 여러 차례 중앙집행위원회와 본부장토론회를 통해 확인되었지만 실시시기와 전제조건에 대한 이견만 존재할 뿐 모두 공감하였는데도 일부 조합원들이 3 - 5월내 실시는 법내로, 7월 이후나 전제조건을 내세운 총투표 실시는 법외로 보는 아전인수식 분류를 하는 바람에 장․단점에 대한 논의는 배제된 채 갈등만 증폭시켰습니다.
이에 편승한 일부 본부 또한 노동3권을 주창하면서 3,23성명서를 마지노선으로 삼거나, 특별법의 독소조항 개정을 전제조건으로 한 총투표 실시는 동의한다는 이중 잣대로 조합원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이런 논리적 모순은 일부 간부들이 진로 수정에 대한 비난은 듣기 싫고 조합원의 요구는 무시할 수 없어 택한 무소신과 무책임이 빚어낸 산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기회주의적 행보를 탈피하여 총투표가 갖는 의미를 사실대로 조합원에게 알려야 합니다. 즉 총투표를 통해 조합원의 뜻을 수렴․반영하는 것이 조직사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솔직하게 고백해야 할 시기입니다.
존경하는 부산본부 동지 여러분!
부산본부는 직협시기부터 오늘까지 모든 지부가 동일 노선을 걸어온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자랑스러운 본부입니다.
모든 조합원이 긍지심을 갖고 일치단결하면 위기 극복은 물론 재도약의 계기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시 한 번 중도사퇴에 대해 용서를 빌며, 지난 1년간 제게 보내준 과분한 성원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부산본부의 힘찬 단결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우리는 하나다”로 끝맺음을 대신합니다.
내내 건강하십시오.
2007. 5. 16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장 오봉섭 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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