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직 공무원이 고교 선배임을 내세워 상급자를 때린 사건으로 거제시의 공직사회가 어수선하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에 대한 평가가 상반되면서 이 사건에 대한 논쟁은 지역사회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사건 발생은 지난해 10월. 거제시청의 7급 직원 박모씨(34)가 시청 옥상에서 고교 선배인 8급 직원 윤모씨(35)로부터 전치 4주의 폭행을 당했다. 존대어 사용을 요구하는 박씨가 건방지다게 폭행한 이유였다. 박씨는 온 몸에 멍이 들고 폐가 찢기는 상처를 입었다. 박씨는 어린시절 결핵성 관절염으로 엉치뼈가 곪아 다리를 저는 4급 장애인. 학교 선배의 폭력 앞에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거제시의 감사부서는 지난해 11월 이 사실을 알았으나 윤씨를 경징계(훈계) 처분하고 신현읍사무소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이 일을 매듭지었다. 경징계 사유는 ‘학연에 얽힌 개인적인 일’이었다. 사건은 쉬쉬하면서 묻혔다. 지난달 20일 박씨가 중앙정부에 진상조사와 공정한 처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내고 나서야 외부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거제시는 “박씨의 고소로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가 최근 정식재판에 회부된 사건”이라며 “재판 결과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거쳐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이라는 거제시의 판단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후 이 사건에 대한 지역사회의 의견은 둘로 나뉘었다. “지역사회의 폐단으로 지적돼 온 동문간 서열화가 공직사회의 기강 해이로 이어진 것”이란 주장과 “오죽 건방졌으면 장애인인 후배를 팼을까”라는 윤씨에 대한 동정론으로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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