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정안이 정치권에서 전격 타결돼 입법을 눈앞에 둠에 따라 ‘조금 내고 많이 받아 온’ 공무원연금법 개정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정안은 당초 작년 말이 입법 시한이었지만 주무 장관 교체, 국민연금 타결 난항 등을 이유로 개혁 작업이 미뤄져 왔었다. 행정자치부는 이번주 중 전문가 회의를 소집하고 성안 작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개정안의 연내 입법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2일 행자부 관계자는 “연내 입법은 그 다음의 문제이고 일단 연말까지 정부안을 마련하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는 올해 안에 입법을 마무리 짓겠다던 행자부의 당초 입장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박명재 행자부 장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연금 개혁을 올해 연말까지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었다.
행자부는 올해 초 ‘조금 더 내고 그대로 받는’ 연금제도발전위의 시안을 제시했었지만 여론의 역풍을 맞은 바 있다. 발전위안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보험료율 8.5%(신규 공무원 6.5%), 급여율 68%로 조정되는데 이는 보험료율 9%, 급여율 40%인 국민연금 개정안과 비교해서 ‘적게 내면서 훨씬 많이 받는’ 구조임을 부인할 수 없다. 때문에 박 장관도 “(발전위안을)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국민연금과 형평성을 맞추겠다”고 말했었다.
행자부의 계획대로 연내에 정부안을 마련하더라도 연말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이 이어지는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내년에도 개정안은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선거 국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공무원 단체의 주장을 거스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선안에 참여해 왔던 한 전문가는 “국민연금 개정안과 연계시킨다며 4월 이후 정기 회의도 하지 않았다”며 “이대로 그냥 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행자부는 발전위 시안을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에 제시했으며 양측은 이달 5일 시작되는 단체교섭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공무원노총은 이미 전면 거부 의사를 밝혔으며 전국공무원노동조합협의회(전공노) 역시 지난달부터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노동기본권 쟁취와 공무원연금개혁 결사 반대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최진용 연금특별위원장은 “공무원연금을 개정하려면 반드시 공무원과 협의해야 한다”며 “정부가 연금을 개혁하려면 먼저 연금 부실화에 대한 정부의 과실과 책임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행자부는 3일에 전문가 회의를 소집하고 2주간 집중적으로 개선안을 점검해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공청회를 실시하고 필요하면 용역과 설문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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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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