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앞두고 자치단체장 유치에 사활걸어
(경남=연합뉴스) 정학구.지성호.김영만.황봉규.김태종 기자 =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중인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 내용 발표가 수차례 연기되면서 유치전에 진력해온 지자체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기대효과가 워낙 커 대형기관 이동에 따라 시.도간 또는 정부와 지자체간 갈등이 예고돼 있는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단체장들도 공공기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어 결과에 따라 심한 반발과 후유증이 예상된다.
18일 경남도와 각 시.군, 국가균형발전위 등에 따르면 경남지역 20개 시.군은 정부가 이전대상으로 검토중인 기관 가운데 33개 기관을 유치대상으로 선정해 도를 거쳐 균형발전위에 신청을 해놓고 있다.
이 가운데 도로공사와 한전은 경남도가 최우선 유치대상기관으로 분류해 전국 최고의 인센티브 제공을 공언하고 있다.
도공의 경우 마산시는 주택자금의 장기저리 융자 및 아파트 우선분양권 배정을 내세우고 있고 진주시는 지방세 감면을, 김해시는 신축부지 무상임대, 창녕군과 함양군은 각각 10만평과 43만평의 부지를 무상제공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도내에서 이전 희망 시.군이 많은 기관의 경우 타 시.도에서도 마찬가지 분위기여서 전국적인 경쟁이 치열한 상태며 시.군마다 가동가능한 인맥을 총동원해 막전막후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수도권 공공기관 집단유치를 목표로 내건 마산시는 회성동 일원 50만평을 혁신도시 후보지로 정해놓고 산업지원 관련 기관을 집단유치하거나 도공이나 한전, 토공 등 대형기관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마산에서는 시와 의회는 물론 대학과 상공계, 시민단체 등이 총망라된 공공기관유치추진단을 구성해 청와대와 행정자치부, 국가균형위 방문은 물론 도지사와 도의회의장까지 수시로 만나 전국 7대도시에서 쇠락하고 있는 마산부흥을 위한 마지막 카드임을 역설하고 있어 유치 불발시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창녕군도 도로공사 유치에 중점을 두고 군수가 나서 출향인사 등을 통해 설득작전을 펴고 있는데 유치에 실패할 경우 낙후지역 활성화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이 예상된다.
밀양시도 정부나 대상기관을 직접 상대하는 유치전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시.도별 윤곽이 드러나면 도를 상대로 유치전을 적극화한다는 방침이나 소외될 경우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진주시와 사천시 등도 내달말께 경남지역 배정기관이 확정되면 도를 상대로 본격적인 로비를 벌인다는 계획이어서 도가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러나 경남도는 물론 타 시.도에서도 균형위가 이전 대상 기관을 시.도별로만 발표하고 세부적인 위치는 시.도에서 결정한다는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1차 발표후 광역단체들이 시.군의 로비와 이익단체간 알력 등으로 구체적인 입지 선정과정에서 엄청난 혼란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경남도는 이같은 입장을 균형위 등에 수차례 전달해놓고도 혹시 도가 최종 결정권을 행사해야할 경우에 대비해 평가위원회 구성과 시.군이 최종 배정 결과에 승복토록 하기 위한 장치 마련 등에 부심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너무 시.군간 경쟁이 치열하고 이해관계도 민감해 솔직히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라며 "민선단체장들이 특히 내년 선거를 의식해 과열경쟁을 벌이고 있어 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시.군에서는 도지사 역시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어 시.군에 대형 기관 선정을 결정하면서 특혜나 불공정 시비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려할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
내년 선거를 의식한 단체장들의 과잉경쟁 및 탈락후의 지나친 반발 등에 대해선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도 지난 7일 마산에서 가진 특강에서 "가장 우려할 상황"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도는 시.군들이 공공기관 유치에 실패할 경우 자체적으로 추진중인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국비 우선 배정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일부 시.군에서는 소리없이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주민 서명을 받고 있으며 대규모 궐기대회를 검토중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균형발전위 관계자는 "이전 내용을 발표한 이후 일부 반발과 후유증이 예상되지만 현재로선 그에 대한 입장을 밝힐 처지가 못된다"며 "후유증을 최소화하되 최종 발표때 이 대책까지 발표할 예정이며 이전 위치를 시.도까지만 발표할지 시.군까지 구체화해서 발표할지 아직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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