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의무를 이행 중인 공익근무요원 가운데 상당수가 생계문제를 내세워 복무시간 이외에 심야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야간대학에 진학해 학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기강 해이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부산 모 구청 산불감시요원으로 복무 중인 공익요원 K(22)씨는 감독 공무원과의 불화 끝에 최근 부서를 옮겼다. K씨는 지난 1년여간 오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6시간 동안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K씨는 심야 아르바이트 때문에 주간 산불감시초소 근무시간에 졸기 일쑤였고 수차례 담당 공무원과 마찰 끝에 보직을 변경했다.
부산 모 구청 공익근무요원 P(25)씨는 지난 2월 말 학사편입한 야간대학에 다닐 수 있도록 편의를 봐 달라고 요청했다. 구청측은 복무규정을 위반한데다 현역병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며 거절했다.
공익근무요원 관련 인터넷사이트에는 야간대학 수강, 아르바이트, 대입 수능시험 등에 대한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공익요원들의 아르바이트나 학업은 관할 단체장의 승인을 반드시 얻도록 돼 있다. 그러나 기관마다 이같은 승인 건수는 채 10건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200여명에 이르는 공익요원들의 동태를 파악하기가 어려운데다 감독 공무원들의 감시도 쉽지 않아 이들의 탈선행각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부산 북구청이 최근 전체 복무 공익요원 208명 가운데 2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10%가 넘는 23명이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주점 아르바이트가 4명, 주유소 3명, PC방 2명, 노래방 1명으로 조사됐으며 기타 아르바이트 공익요원은 9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익요원을 운용 중인 관공서 주변에서는 이같은 수치가 전부는 아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몰래 아르바이트가 공공연히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지역 한 공익요원 담당 공무원은 "사실 생계형 아르바이트 공익요원들은 성실하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다만 생계와 상관없이 단체장에게 미리 신고하지 않고 야간에 일을 하면서 주변 동료들의 분위기를 흐리는 경우는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가정형편상 심야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면접을 통해 이들의 사정을 들어보고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자정 이전에 마칠 수 있는 일자리를 얻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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