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원들의 의정비가 지난 31일 최종 결정됐다. 애당초 잠정결정한 인상안에 비난이 잇다르자 여론 눈치를 좀 보고 수정했단다. 원래 36%로 부산에서 가장 높은 인상률이었던 사상구는 24.5%로,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 수준인 영도구는 23%에서 20.8%로 하향 조정 했다. 숫자가 줄어든 만큼 이들의 양심, 아니 양식이 작용한 것일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보통 월급쟁이들 월급 인상률을 생각해보란다. 시장 상인들은 안그래도 장사 안되는데 허탈하다고 한다. 월급을 올린다면 구의원처럼 하고 싶다는 냉소적인 이야기도 나온다. 다른 사람 눈치 안보고 받고 싶은 만큼 받아가고 싶다고.
'나는 힘든데, 너는 배불리냐'는 이야기가 아니다. 최소한 인상 기준이 무엇인지 근거라도 제시하는 것이 주민들에게 월급 받는 사람들의 예의일 것이다. 어떤 부분에서 의정비가 더 필요했는지, 나름의 산출 근거는 무엇인지 알려야 했다. 두루뭉술하고 신뢰성마저도 의심되는 설문조사와 '자기 팔 자기가 흔드는 식'의 토론이 의정비 인상의 근거가 될 순 없다.
구의원들은 보통의 월급 인상과 의정비를 계산하는 셈법이 다르다고 항변할 지 모른다. 현실적인 임금 수준이 되어야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들은 선거철 아침저녁으로 '구민에 의한, 구민을 위한' 봉사를 부르짖지 않았던가. 그들의 셈법이 달라야 한다면 바로 그 외침이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 자신들이 의정비를 더 챙기면 구민들에게 어떤 혜택이 줄어들지 고민해 본 구의원들이 얼마나 될까. 각 구별 재정 자립도와는 상관없이 모두 3천만원 이상으로 조정된 인상안이 우울한 답을 말해준다. 송지연기자 s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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