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지난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의 모든 역량을 실용의 가치에 맞춰 효율적으로 재조직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공공분야 3대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복되거나 낭비적인 정부 기능을 통합하고 민간이 잘하는 것은 민간에 이양하는 것을 원칙으로 △흩어진 정부기능 통합·재편 △공직사회 부정부패 척결 △과감한 공기업 민영화를 제시했다.
◇부처 통폐합, 공무원수 동결=이 후보는 “절약하며 일 잘하는 실용정부를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현행 56개(18부, 4처, 17청, 기타 17개 조직) 중앙정부 조직을 10여개의 ‘대부처, 대국’ 체제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OECD 구가들이 중앙부처를 10여개로 축소하고 공무원수를 억제하며 국제경쟁의 험난한 파고를 헤쳐가고 있는데 우리만 참여정부 들어 공무원수를 9만5천명 늘리고 이중 장·차관만 30명이 늘어난 것은 세계의 흐름과 정반대로 갔다”는 것이 이 후보의 주장.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부처를 통폐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416개에 달하는 정부위원회도 대폭 축소 정비하고, 95만여명인 공무원수는 줄이지 않고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 인력은 사회복지, 치안, 교육 등 수요가 많은 곳에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겠다고 방침이다.
또 국책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중복낭비 예산을 삭감하고 계약심사제 등을 도입하는 등 국가행정에 경영마인드를 도입하면 연간 20조의 예산을 줄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뇌물 공직자 50배 벌금 부과=이 후보는 “최근 청와대 및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 사례에서 보듯 공직사회 부정부패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직자가 받은 뇌물에 대해서는 뇌물의 50배를 벌금으로 물리겠다고 밝혔다. 선거법상 향응제공이 적발된 경우 50배의 과태료를 물리는 것이 불법선거 차단에 효과를 발휘한 것에서 ‘검은 돈’ 방지책으로 착안했다는 설명이다.
‘눈먼 돈’ 추방을 위해 정부 예산 절약과 함께 복잡하고 낭비가 심한 기금을 대폭 정리하겠다고 제시했다. 또 고의적 탈세에 대한 가산세율을 현행 40%에서 100%로 인상하고, 고소득 전문직 탈세에 대해서는 전문직 자격을 박탈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고, 자영업자 카드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소득파악률을 높여 ‘새는 돈’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공기업 단계적 민영화=이 후보는 “공기업의 이윤은 줄어드는데 직원과 부채는 동시에 늘어나는 기형적인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며 “이제는 일하는 공기업, 생산성 있는 공기업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기업 중에서 시장이 잘하는 것은 시장에 맡기고, 국민생활에 필수적인 기반시설은 정부가 운영하겠다는 것이 이 후보의 공기업 민영화 방안.
구체적으로 이 후보는 “민영화 효과가 큰 공기업부터 단계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되 공기업 전반에 대한 경영효율화도 동시에 추진하겠다”며 “국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경영만 민영화하는 싱가폴 방식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 후보는 공기업 코드인사 척결, 사장 실적 책임제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은 이 후보의 공공분야 3대 개혁과제에 대해 “검은 돈을 수수해온 원조인 한나라당 후보가 뇌물과 예산낭비, 탈세를 막겠다는 것은 국민이 웃을 일”이라고 비판하고 “이 후보가 고의적 탈세에 대해 가산세를 100%로 올리겠다고 하는데 이를 자신에게 가장 먼저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합민주신당도 “이 후보는 자녀를 위장취업시키고 탈세를 저지른 비리공직자로써 공공부문 개혁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공무원 비리와 부정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기 전에 자신이 서울시장 재직중에 저지른 비리부터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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