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동호회소식

홈으로 > 참여마당 > 자유게시판

등록시간: 2005년04월29일

허윤 홈페이지: - 조회 : 372

구청장과 지부에 바라는 내마음

공무원노조 수영구지부의 총무과장에 대한 해명요구 사항을 접하며 나의 생각을 몇마디 적어보고자 한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지난해 공무원노조는 공무원노조관련 입법 저지를 위해 총파업 투쟁을 불사하는 등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어찌되었든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여 이제 내년이면 정식적인 공무원 노조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에 공무원단체 관련 전담부서를 신설하여 원활한 공무원 노조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수영구지부에서 지난 일을 새삼 들추어내어 문제 삼은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다소간 섭섭하며 유감스럽다. 나아가서 개청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활력을 띠고 있는 직장 분위기를 흐리게 하는 것 같아 너무나 아쉽다. 물론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정리해야만 진정한 새 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건의 경우 사전 대화 시도도 없이 그것도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새삼 들추어낸다는 것이 과연 올바른 판단인지... 왠지 착잡한 생각이 든다. 지부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진즉에 총무과장을 항의 방문하여 그 뜻을 전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저마다 처한 입장이라는 것이 있다. 그 입장이 자기를 합리화하고 면피용 변명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서로 간에 처한 입장은 인정되어야한다. 그리고 그 입장을 이해하는 성숙된 배려가 있을 때 만이 함께 발전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 나와 이해가 틀린 사람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 세상이다.

우리는 나와 뜻이 같이 않으면 속으로는 불쾌감을 품으면서도 말로서는 역지사지를 이야기한다. 서로에 대한 진정한 인정과 배려가 없기 때문이다. 어릴적 읽은 우화속의 여우와 두루미의 초대가 주는 교훈이 생각난다. 여우의 그릇과 두루미의 그릇을 인정하고 배려해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구청장을 비롯한 집행부측과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임원진 양측 모두가 구민을 위하고 직원을 위하는 바를 지향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우의 먹는 방법과 두루미의 먹는 방법이 다른 것처럼 추구하는 방법상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하나의 같은 그릇만 찾지 말고 두개의 다른 그릇을 인정하자.

외람된 말이지만 함께 공존과 공영의 길을 같이 찾아나가자. 서로 미워만 하지말자. 설사 속으로 미워할 일이 있더라도 감정적 대응은 모두가 자제하자.
구청장은 노조를 존중하자. 전체 직원을 대변하고 있음을 인정하자.
노조도 발목만 잡으려 하지말자. 올바른 일은 함께하도록 같이 협력하자. 그러나 진리와 정의가 요구하는 올바른 비판까지 접어라는 말은 아니다.

원론적 이야기지만 구청장께서도 아무리 훌륭한 구정을 펼치고 싶어도 직원들의 협조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노조지부 임원들께서도 직원들의 결속과 동조없이는 어떤 일도 이룰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공무원노조의 노력으로 우리 조직에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앞으로 더 많은 개선과 발전을 이루어 내야할 것이다.

양측모두 직원들에게 겸손하고 직원들의 진정 원하는 바에 항상 귀 기울여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이것이 진정 구민을 위하고 조직을 생각하는 마음임을 명심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제발 크게 멀리보자. 서로의 차이를 잘잘못으로만 보지말자. 공무원단체업무 담당자로써 대승적 길을 가고 싶다. 구청장도 수영구지부도 함께 사랑하고 싶다.

이 글이 나갈 경우 양측 모두의 아니 여타 직원들로부터의 여러가지 반향도 생각해 본다. 그러나 공무원 단체 업무를 맏으면서 생각해온 나의 개인적 심정을 이번 기회를 빌렸을 뿐이다. 널리 해량해 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