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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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8년03월11일

곽규헌 홈페이지: - 조회 : 436

상대방을 배려하며 살아 간다는 진정한 의미는......

[상대방을 배려하며 살아 간다는 진정한 의미는....]

저는 어제 좋은 사람들과 소주 한잔 했습니다.
좋다는 의미는 그저 함께만 하여도 마음 따뜻한 그런 뜻이겠지요.

그런데 그중 한분이 양주를 들고 오는 바람에
왠 떡이냐 하는 심정으로 폭탄주까지 곁들였습니다.

결국 집에는 만취상태에서 낙지처럼 뒤틀린 모습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가정을 등한시하는 찍힌 놈으로 전락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이니 집에서 좋게 봐줄리 만무하겠지요.

사람이 살아 간다는게 어쩌면 양면성인가 봅니다.
다 잘할 수는 없고 어느 한쪽을 희생할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가장이란 자의식에서
딸아이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고 몽환의 상태에서 세수하고 이빨 닦고
새싹이 움튼 벚꽃나무 행렬을 따라 온천천길을 향해 힘차게 내딛였습니다.

걸어 오면서 정겨운 사람들도 만나고 나름대로 신이 났습니다.
정겨운 사람이란 명륜2동 황복희처럼 예전부터 자주 대하던 이도 있고
비록 성도 이름도 모르지만 아침마다 출근길에 부딪히면서
왠지 그 다음 날이 기다려 지는 그런 이들도 있겠지요.

제 사무실로 향하려면
연안교 부근에서 계단을 올라가 온천천 편도 양방향 뚝길을 횡단해야 합니다.

그래서 횡단보도가 설치된 도로변에 서서
마주오는 방향에 오는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중앙선까지는 다다랐는데
10여분이 지나도록 중앙선에 서서 진척을 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반대편 차로에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차량행렬로
차마 건널 엄두를 못냈기 때문입니다.
아니, 오히려 오기가 발동해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고 함이 옳겠습니다.

그저 계속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대충 보기에도 다 낡아 빠진 덤프트럭 한대가
정지를 하면서 저보고 건너라고 손짓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이 급해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못한 채 저는 재빨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건너고 나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작은 배려가 이렇게 가슴을 따뜻하게 해 준다는 것을....

저는 또 생각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상대방에게 어떤 배려들을 해 오면서 생활해 왔을까 하고 반문해 보았습니다.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부끄럽고 초라한 몰골이었습니다.

그래서 감히 용기내어 말씀드립니다.

우리 모두 앞으로는
상대방에 대한 작은 배려를 갖도록 합시다.

특히 가족과 동료간에는 더욱 필요하겠지요.

그래서 저도 오늘부터는
여우같은 마누라와 앵무새같은 딸애들에게
더욱 배려하는 모습으로 다가가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 그리고 어제 같이 했던 분들께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이 글을 통해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