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부산진구청이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나의 원가의식’ 산출표.
일선 기초자치단체가 공무원 개개인에 대해 ‘원가 개념’을 도입, 실시하자 시민과 공무원 사이에 찬반양론이 벌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바람직한 시도’라고 찬성의견을 표명하고 있는 반면, 공무원들은 ‘능률만능주의를 확산시키는 비인간적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청은 이달부터 각 공무원이 연봉을 월, 일, 시간 단위로 나눠 자신의 원가를 산출, 표를 만들어 이를 책상과 업무수첩에 붙여두고 일하도록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대해 구청과 시민들은 “새 정부의 실용주의 기조에 발맞춰 민간기업의 생산용어를 행정에 접목시킨 전국 지자체 최초의 혁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시민 백모(50·사회운동가)씨는 “그동안 공무원들의 느슨한 일처리와 근무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떨어져 있었는데 이제야 바람직한 시도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신분보장 등 민간인에 비해 수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공무원들에 대한 업무처리능력과 자세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무한대인 만큼 민간기업을 능가하는 효율성을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인간을 부품화하는 조치라며 거부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전국민주공무원노조 부산진구지부는 성명을 통해 “원가개념제는 공무원 개개인이 성취해 낸 업무의 가치보다 수치화된 월급에만 대비, 원가 얼마짜리로 분류되는 부품으로 전락시킨 측면이 있다”고 구청 측을 비난했다.

한 공무원은 “원가를 중시할 거면 중국산 공무원을 데려오면 되지 않느냐”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부산진구청 이승훈 기획감사실장은 “ ‘나의 원가의식’ 프로그램은 직원을 규제하려는 것이 아닌 정신무장을 위한 선언적 의미인데 일부에서 과민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원가의식은 민간기업에서 오래전부터 받아들이고 있는 개념인 만큼 세금으로 보수를 받는 공무원이 가져야 할 생산적 직무자세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