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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5년05월09일
 하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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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는 되지만 하위직공무원은 왜 안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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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되고 하위직공무원은 안 되는가
[오마이뉴스 권정훈 기자]2003년 3월, 정부의 검찰 인사 단행에 검사들이 집단 반발했다. 그들의 행동은 노동조합이라는 이름과 파업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파업에 버금가는 것이었다.
이때, 노무현 대통령이 집단행동한 검사를 징계하겠다는 한마디를 흘렸지만, 검사들의 집단행동은 그들의 상관들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것이었기에 누구도 집단행동하는 검사를 징계하겠다고 달려들지 않았다. 하위직공무원이 집단행동을 한다고 모조리 밟아 죽이겠다는 공무원노조의 파업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일요일인 3월9일 검사들과의 대화를 제안하고 전격적으로 대화시간을 만들었으며, 이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검사들에게 모멸감을 받는 말까지 감수해야 했었다.
검사가 집단행동을 하면 그야말로 법질서가 흔들릴 수 있으니 강력하게 징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법도 했는데, 어느 언론도 그렇게 말한 언론은 없었다. 검사는 잘려도 먹고 살길이 있으며 검사를 잘라도 수많은 고시 대기생들이 준비하고 있는데 말이다.
검사라는 공무원이 집단행동을 해도, 국가 최고 통수권자가 일개 평검사에게 모멸감을 당해도 우리 정부는 그것을 감수했다. 파면, 해임 등으로 완전히 밟아 죽이겠다는 말이 전혀 나오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나는 그 때까지만 해도 '참여 정부는 다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무원노조가 파업을 하자 양상이 달라졌다. 언론, 방송, 정부가 하나같이 모조리 파면해야 한다고 난리 법석이다. 절대 대화는 없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유시민 의원의 "나이가 들면 누구나 보수화 된다"는 헛소리로도 극복하지 못한다. 그 때로부터 2년이 채 되지 않았으니까?
역시 힘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해도 용서받을 수 있고, 그렇지 못한 놈들은 무엇을 해도 처벌받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 참여정부에도 여전하다는 것이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노무현 대통령이 검사들에게 모멸감을 받으면서 참은 것은 권위적인 정부가 아니라 참여로 함께 하는 정부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권위적인 문화를 바꾸어 우리나라를 합리적인 나라로 개혁하고 싶었으리라고 나는 생각하며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국민이 노무현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지금 노무현 대통령은 생각이 바뀌었는가?
생각이 바뀌었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저버렸으니 지금이라도 깨끗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공무원노조와 즉각 대화에 나서야 한다. TV토론이 아니어도 좋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이 나라를 노동자·민중이 잘 사는 나라로 만들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잘 모르겠지만, 대통령을 둘러싼 보수 정치판을 대통령이 절대 극복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대통령이 이 나라를 상식이 통하는 나라로 갈 수 있게는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그 기대가 허상이라는 것을 지금 절실히 느끼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 당선되었을 때의 생각과 국민의 기대를 아직도 느끼고 있다면 공무원노조와 대화에 나서기 바란다.
검사를 탄압하지 못할 때는 정부 여당이 소수였기 때문이고 공무원노동자를 탄압할 수 있는 것은 정부 여당이 다수가 되었기 때문이라면, 그런 얄팍한 정치술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가려 했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물러나는 것이 옳으며 그렇지 않다면 공무원노조와 대화에 나서기 바란다.
/권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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