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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8년04월23일
 곽규헌
홈페이지: -
조회 :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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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내리는 오전 한 때 우리 동(洞)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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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창 밖에는 가랑비가
마치 누이 치마자락 나부끼는 것 처럼 소리없이 내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제 마음은 푹 가라 앉고 왠지 허전한 기분이 들어
자체 방송을 통해 맑고 고운 피아노 선율을 올려 놓아 봅니다.
정말 오늘같은 날이면 모든 것 다 집어 치우고
마음 넓은 사람과 따뜻한 커피잔을 앞에 놓고 마주하면서
진하고 농한 세상 이야기를 한없이 나누고 싶어 집니다.
그러나 현실은
아침부터 민방위 통대장인 통장님들을 교육장에 시간 맞춰 안내하기 위해
예의바르고 멋진 친구인 원식씨가 문화회관을 한바퀴 돌고 왔습니다.
지금은 기초노령연금 신청을 위해 민원실에
우리들의 아배, 어매들이 마치 이것에 목숨을 건 형상으로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당연히 접수는 서너 곳에 분산하여 받다 보니
사무실 안이 5일 장날의 어느 시골 시장바닥과 진배 없습니다.
아마 오후 서너시쯤이면 우리동 지킴이인 귀엽고 예쁜 지현씨를 비롯하여
모두가 파김치가 되어 있겠지요.
맏 언니 영숙씨는 육아휴직 중인 동료의 업무까지 두 몫을 하느라고 겨를이 없고,
마음 너그러운 명규씨는 항상 폭주하는 업무로 매일 야근인 실정이고,
주관이 뚜렷한 정희, 세련된 병구, 새내기 상경씨는
우리 동의 얼굴인 통합민원 처리하느라고 여념이 없어
근무시간 중에는 감히 말 한마디 붙일 엄두를 못냅니다.
덕술계장님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안팎으로 바쁘게 뛰어 다니시고.....
정말 오늘 같은 날에도 우리 동은
어느 누구도 센티멘탈리즘에 젖어 들 만한 그런 여유로운 분위기가 아닙니다.
그래도 우리 동에선 제가 가장 한가하고 유유자적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근무시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지금 모습을 담아서 소개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이 1분도 쪼개어 생활해야 하는 우리들에게,
주어진 현실은 구조조정에다 연금법 개정 등 우울한 사항들로만 가득합니다.
정말 일할 맛 안나고 재미없는 요즈음입니다.
그래도 밖의 안면 부딪히는 갑남을녀들은
뭐니뭐니 해도 지금은 공무원이 최고라고들 말을 합니다.
아마 그만큼 세상나기가 숨가쁘고 힘겹다는 얘기겠지요.
그래서 책상머리에 가만히 앉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나 하고 말입니다.
결론은
남들에게 욕 먹지 않고(더욱이 "공무원"이란 이름 앞에)
현재보다 더욱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것 그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 분발합시다.
자신을 위하고, 가정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여......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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