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한미쇠고기협상을 즉각 무효화하고, 전면 재협상하라
- 한미간 재협상 없는 수입 중단 약속은 허구에 불과 -
굴욕적인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수 만개의 촛불이 날마다 거리를 밝히고 있다. 미국정부로 착각이 들 정도로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 ‘범국민적 저항은 정치적 선동에 의한 것’이라는 등 국민들 입막음에 급급하던 애초의 주장과 달리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미국내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 조치」를 할 수도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이는 재협상의 필요성을 더욱 분명히 확인시켜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국민건강과 식품안전은 비밀거래의 대상이 아니다.
공사입찰이나 상거래 협상과 달리 국민건강과 식품안전 관련 협의는 언제나 공개와 투명성이 원칙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미 쇠고기 협상은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되었고 그 내용의 불평등으로 인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가 폭발하기 일보직전이다.
정부의 말처럼 한?미 쇠고기 협상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기술적 협의”였다면 그 내용이 공개된다고 과학적 근거가 달라지는 것도 아닐 것이며, 오히려 공개적인 의견청취를 통해서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더라면 정부의 논리와 근거가 풍부해지고 국민들이 지금처럼 불안해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일본은 미국과 쇠고기 수입문제를 협의할 때 모든 내용과 회의록까지도 공개하며 충분한 의견을 바탕으로 협의를 추진해 나갔다. 또한 소이력 추적제, 광우병 검사 강화 등 다양한 대책을 꾸준히 추진하였다.
그 결과, 풍부한 논리와 근거를 가질 수 있었으며 최소한 일본정부는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지는 않다.
국제기구 판정 절차는 무시, 미국 요구는 국제 기준?
국제수역사무국에서 정한 기준은 최소한의 기준이므로 각국은 국제기준보다 높은 자주권을 분명히 갖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미국 측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제기구의 객관적 판단 절차는 애써 도외시하고 미국 측 주장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러한 협상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거의 없게 되었다.
불과 몇 개월 전에는 국제기준보다 높은 수준의 근거와 타당성을 말하던 정부가 갑가지 돌변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 몇 개월 동안에 미국 측이 새로운 과학적 근거라도 제시한 것인가? 미국은 그간 광우병 정책이나 내용을 하나도 바꾼 것이 없는데도 말이다. 도대체 무엇을 토대로 협상 했는지 그 내용이 궁금하다.
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우리 정부는 수입중단을 할 수 없는지, 90일간의 미국 쇠고기 작업장 승인.취소 권한 이후에는 왜 그 권한이 없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 대변인조차도 지난 6일 2시간동안의 당정협의가 끝난 후에 브리핑에서 「당장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모든 식당에서 원산지 표시 의무화’와 ‘광우병 위험시 급식 중단’ 두 가지이며 그 외에 현 단계에서 취할 구체적 조치는 없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겠는가?
잘못된 협상을 인정하고, 재협상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이다.
국민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미국산 쇠고기 협상에서 나타난 문제점인 검역 주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재협상을 하라는 것이다. 잘못된 것을 알고서도 개선하지 않는 다면 더 큰 문제와 국민적 저항에 부닥칠 뿐이다.
이에 따라 민주공무원노동조합에서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한.미간의 회의록 등 협의내용 모두를 분명히 공개하라.
둘째,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협상안에 대한 고시 추진을 보류하고 불평
등한 협정 내용에 대한 재협상을 즉각 추진하라.
셋째, 국내 축산농민들을 위해 땜방용.재탕.삼탕 대책이 아닌 향후
10년을 내다 볼 수 있는 실질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
넷째, 식품안전법령을 조속히 정비하고 그에 따른 대책과 인적.물적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하라.
2008년 5월 8일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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