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부산시의 인사적체 현상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오는 7월 조직개편(예정)에 따른 정원 감축을 자연 감소 인력으로 대체하는 데다 올해 선발되는 215명 공무원의 임용 인원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앙(국가)공무원에 이어 지방공무원의 정년도 연장될 움직임이어서 인사적체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시 조직의 신진대사와 활력도가 떨어지고, 공무원 신규 임용 및 채용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조직개편 최종 확정안의 정원 감축 규모는 시본청 110명, 16개 구·군청 466명 등 모두 576명으로 잡혀 있다. 시는 이들 감축 인원을 정년 퇴직 등 자연감소를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 인위적인 감원(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퇴출되는 공무원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시의회 상정을 거쳐 7월 중 조직개편이 시행되면 상당 기간 정원을 초과하는 '과원' 체제로 운영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시본청 및 16개 구·군의 자연감소 인원은 올해 234명, 내년 266명 등 2년간 500명으로 분석돼 있다. 따라서 오는 2010년 이후에야 정원 감축분이 어느 정도 소화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올해 신규 선발(채용)되는 부산시 공무원 수가 전체 215명(상반기 111명, 하반기 104명)에 이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금 상황으로는 이들이 실제 임용되는 시기는 예년보다 1년 이상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과 2010년의 시 공무원 채용 규모가 올해보다 더 줄어드는 현상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전망이다. 결국 기존 공무원은 자리를 유지하고, 젊은층의 공무원 '취업 문'은 갈수록 좁아지는 양상이 빚어지게 되는 셈이다.
더욱이 국가공무원의 정년이 연장된 데 이어 지방공무원의 정년 연장도 추진되고 있다. 현재 57세인 6급 이하 국가공무원 정년은 내년에 58세로 늘어난 뒤 2년마다 1세씩 연장해 2013년에는 60세가 된다. 지방공무원 정년 또한 이렇게 늘어나면 부산시 인사적체의 골이 계속 깊어지면서 조직 전체의 활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청 안팎에서는 "고위직 공무원들이 실·국장 자리를 계속 순환하거나 유임되는 정체현상으로 인해 중간 간부들이 승진을 못하는 인사적체가 장기간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조직 전체의 신진대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부산지역의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점을 감안할 때 정년 연장이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무능 공무원들에 대한 퇴출과 엄격한 평가장치 없이 정년만 늘리는 것은 문제가 많다"면서 "부산시 또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내세웠지만 실질적인 인력 감축을 하지 않고 시늉만 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구시영 기자 ksyo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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