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업무인 공직자재산 등록심사업무를 부패방지위원회로 이관할 움직임을 보이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9일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산하 행정개혁전문위원회는 제1기 마지막 회의를 열고 공직자재산 심사업무의 부방위 이관을 결정하는 의견을 채택했다.
이날 회의는 2시간 동안 진행될 정도로 격론을 벌였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공직자재산등록심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확연히 달라 전문위원회의 의견 일치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전문위는 격론끝에 결국 다수결로 의견을 결정했다. 다수결에 참석한 위원은 12명으로 알려졌다.
◆업무를 둘러싼 시각차 커 = 논란의 핵심은 공직자재산 등록심사 업무에 대한 시각차이다.
부방위 이관을 주장하는 측은 “공직자의 재산형성과 증식이 직무와 무관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재산형성 과정을 부패방지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정부공직자윤리위가 깊이있는 심사를 하지 못하고 심사결과를 윤리확보 수단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심사의 전문성 강화와 철저한 심사를 위해 사정기능이 있는 부방위에서 담당해야 한다는 것.
반면 “공직자재산 등록과 심사는 공직윤리 차원에서 공직자 스스로 재산을 공개해 공직사회의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자율적 정화제도”라며 “부패방지 업무는 비리를 전제로 한 사정 성격을 갖고 있어 업무의 성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공직자재산 심사 업무를 부방위로 이관할 경우 공직자를 잠재적 비리 집단으로 정부가 인정하는 꼴 이라는 것이다.
또한 재산등록사항의 목적외 이용을 금지하고 있는(공직자윤리법 제13조) 제도의 근본 취지를 위배한다는 주장이다. 외국의 경우도 공직자 복무주관기관에서 재산등록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의 특별심사청에서 내부고발자 보호 등을 통해 공직사회 부패방지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나 공직자 재산등록 및 행동강령사항은 연방윤리청에서 수행하고 있다. 싱가폴도 부패방지기능은 부패행위조사국에서, 재산등록은 수상실의 공무원부에서 관장하고 있다.
혁신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 위원은 “공정성으로 따지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독립기구이지만 부방위는 대통령 소속의 사정기관이라며 조직의 성격상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서도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관 업무 영역도 논란 = 이와함께 이관업무의 영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행자부 소속 공무원은 “혁신위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장하는 업무(정부부처 소속 공무원)만 부방위로 이관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공직자재산등록은 입법·사법·행정 분리 원칙에 따라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사법부는 대법원, 도지사 등 지방공무원과 지방의원은 각 시도에서 재산등록과 심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혁신위는 부방위 이관을 거론하면서 부패방지 업무와의 연계를 주장하면서 중앙부처 공무원 관련 업무만 이관하려해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공무원재산등록심사와 관련 상당한 진척을 이루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직자윤리위는 공직자 개인별 재산을 자동으로 검색하는 시스템(prics)를 개발, 305개 기관에 보급을 완료했다.
이 시스템은 조회자료와 신고자료의 자동검색 뿐아니라 개인별 재산항목간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재산은폐의 사각지대를 없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을 운용할 전담인력을 시도에 대폭 보강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외국의 경우처럼 공직윤리 확립과 부패행위 척결은 투명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양대 축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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