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파동 속에 최대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나 공기업 민영화가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에서 상당한 치적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추진할 시점이 아니라면서도 애드벌룬을 계속 띄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22일 '선(先) 경제광역권, 후(後) 행정구역 개편론'을 들고 나왔다. 지역경제 발전을 명분으로 경제광역권을 추진하면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뒤 행정구역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18대 국회 임기내에 추진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로드맵도 있는 것 같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21일 내놓은 도·농 통합적 개발추진 방안도 다분히 행정구역 개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혁신도시를 성장거점도시로 육성해 광역경제권과 연계하겠다는 구상 역시 행정구역 개편없이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 정부와 한나라당은 도(道)를 없애고 2∼5곳의 시·군을 합쳐 60∼70개의 광역시로 개편, 행정계층을 1단계 줄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광역행정청을 5+2 광역경제권별로 설치한다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지난 3월 행정안전부가 마련했던 개편안은 좀 더 구체적이다. 2010년 지방자치단체장선거 직전까지 8개 도(道)를 없애고, 시·군 161곳을 2∼5곳으로 묶어 40∼70개 광역시로 재편하는 방안이다. 또 광역시에 있는 자치구 69곳은 일반구로 만들어 구청장은 주민투표가 아닌 광역시장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17대 국회에서 합의직전까지 갔다가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의가 중단됐던 안과 비슷하다.
그러나 행정구역 개편 작업이 실현되기에는 반발변수가 너무 많다. 우선 논의의 장이 될 국회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밥그릇을 뺏길 수 있는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광역화에 강력 반대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또 공무원들이 행정구역 개편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에 조직적으로 저항할 가능성도 크다. 특히 20%대의 낮은 지지율로는 이 대통령이 이런 난관을 정면 돌파할 동력을 얻기 쉽지 않다. 한나라당 장윤석 제1정조위원장은 "행정구역 개편은 선거구 등 정치영역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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