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이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를 우려하는 목소리에는 귀를 막으면서 '공기업 민영화는 절대 선'이라는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공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11일 '1단계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는 데 이어 9월 중순까지 2, 3단계 방안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공기업 선진화 방안은 사실상 9월 정기국회 이전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전담할 공기업선진화추진특별위원회 구성이 지난달 23일 완료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20일 만에 1단계 방안이 발표되는 셈이다. 정부는 앞으로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예정이지만 실효성은 의문시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 방안을 확정지은 뒤 요식행위로 공청회를 개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정국 국면전환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서둘러 발표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정부 내에서는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한 밑그림을 그린 뒤 공론화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현재는 각 정부 부처별로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만들면서 공론화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민영화와 통·폐합 대상으로 선정된 공기업 중에서는 노조를 중심으로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상당한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민영화의 혜택은 알짜 공기업을 인수하는 재벌들의 독차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경제력 집중의 폐해에 대한 논의는 정부 내에서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참여정부 시절 임명된 기관장들에 대해 노골적인 사퇴압력을 가한 데 이어 감사원과 검찰 등 사정기관을 동원해 공기업 비리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와 수사로 공기업 구조조정의 명분을 축적해왔다. 특히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일괄 사표 요구는 무리한 인적청산이란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4·9 총선에서 승리하자마자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감사원은 올 상반기 305개 공공기관 중 103개 기관에 대해 감사를 벌였지만 방만경영 실태만 적발해 '표적 감사' 시비가 일기도 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김병권 연구센터장은 "공기업 민영화가 이명박 정부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로 인식되면서 일방적으로 강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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