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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8년09월17일
 신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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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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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세 밀어붙이기 배경에 공기업 민영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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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 밀어붙이기 배경에 공기업 민영화 있다
“재벌, 감세 이득으로 공기업 사냥… 정부, 매각대금으로 재정 충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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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1일 이명박 정부가 대대적인 감세정책을 내놓았다. 산술적으로 5년간 무려 25조원의 감세가 되는 결과인데, 이미 많은 언론과 학자들이 지적했지만 부자들만을 위한 감세정책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 120여만원, 연봉 1,400만원 남짓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900만명을 넘고 있는데, 중산층이 연봉 1억2,000만원이라는 계산 속에서 나온 감세정책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이번에 나온 감세정책의 허구성과 반민중성은 훌륭한 다른 의원님들과 당원들이 잘 비판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명박 정부 임기 동안 무려 25조원의 세금이 줄어든다면 부족한 재정은 무엇으로 메울 것인가 정부의 재정이 없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려하는 각종 정책들은 난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을 마냥 비난하기에 무언가 꺼림칙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 재정이 파탄날 것이고 국민경제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은 감세정책이 추진되는 것이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자신있게 감세를 추진한 배경에는 바로 공기업 민영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기업 민영화가 있기에 이명박 정부가 말도 되지 않는 감세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상장기업들은 약 60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 10대 재벌들이 가지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약 38조원에 이른다. 이들이 이번 감세정책의 최대 수혜자이기도 하다. 단순히 생각해 38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는 재벌들이 감세로 인해 다시 추가로 수조원의 이득을 보게 되었다. 이들이 이 현금성 자산을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고용문제 해결을 위해 투자확대 등에 투여할 리는 만무하다.
공기업 매각대금, 대운하 ‘종자돈’될 수도
수십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재벌 대기업들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번에 민영화되는 공기업들이다. 매년 수천억의 흑자를 내는 알짜배기 공기업들이 시장에 나오는데, 이를 가만히 두고 볼 리 만무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시가총액 9조8,000억, 하이닉스 11조9,000억, 대우증권 6조원 등 하나만 인수해도 재계 순위가 뒤바뀌는 거대기업들이다. 결국 재벌 대기업들은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인해 민영화되어 시장으로 나오게 될 수조원 규모의 알짜배기 공기업들을 사들일 실탄을 추가로 얻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감세정책으로 잃어버린 25조원을 상회하는 매각대금을 다시 챙길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이명박 정부의 수중으로 들어온 매각대금으로 감세한 만큼 줄어든 재정을 채우고 돈이 더 남으면 한반도 대운하를 파고, 경제에 위기가 닥치면 가끔은 생색내기 민생정책도 시행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를 더 황당하게 하는 것은 올해 상반기에 강만수 장관이 환율방어를 위해 30조원을 날렸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이다.
사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가끔 ‘환율방어를 위해 하루에 몇 조원을 투입했다’ 따위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그 복잡한 금융정책 속에서 몇 조원은 마치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돈처럼 오가는 듯하다. 제 아무리 공기업을 팔아서 부족한 재정을 마련해도 환율방어에 수십조원이 순식간에 날아간다면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그 근본부터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강만수 장관의 고환율정책과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상반기에 엄청난 이득을 본 재벌대기업들이 이명박 정부가 열어준 대형 M&A시장에서 공기업들을 두고 복마전을 벌일 예정이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복마전 속에 노동자, 서민은 존재하지 않는다. 등록금을 내지 못하는 대학생이 목을 매고 자살을 해도, 노동자들이 수백일 동안 단식투쟁을 벌여도, 자영업자들이 한집 건너 문을 닫고 거리로 내몰려도 재벌 대기업들이 벌이는 이 화려한 도박판에 노동자, 서민의 몫은 없다.
그렇다면 지난 10여년간 한국경제를 농락했던 주범 중 하나인 ‘외국투기자본’들은 또 무엇을 하고 있을까 우리가 굳이 걱정해줄 필요는 없다. 이미 인천국제공항,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등 훌륭한 ‘상품’들을 이명박 정부가 준비해놓은 상황이다. 외국투기자본들의 눈에는 국내 재벌 대기업들이 노리고 있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공기업들보다 어쩌면 이러한 사회간접자본이나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공기업들이 더 우량하고 매력적인 상품일지도 모른다.
민중들에게 너무 어렵게 말하지 말자
한국경제가 힘들다고들 한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하면 노동자, 서민들의 삶이 힘든 것이다. 재벌 대기업과 외국투기자본들은 조금도 힘들지 않다. 그들은 노동자, 서민들의 고통 속에서 엄청난 이윤을 누리고 있으며 다시 더 많은 이윤을 위해 공공성의 영역마저 넘보고 있는 것이다. 이 땅 민중들의 삶이 어디까지 더 힘들어질 것인지 아득하기만 하다.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와 감세정책에 민주노동당은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싸우는 와중에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너무 어려운 말로 하지 말자. 선명한 단어와 논리로 이야기하자. ‘사회공공성’이라는 단어도 좋은 단어이고 온갖 복잡한 수치의 나열도 좋기는 하지만, 민중들이 이해하고 분노하기에는 조금 멀리 있는 단어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 공기업 민영화 정책, 고환율 정책과 같은 정책들로 구체적으로 누가 이득을 보는지, 누가 누구를 위해서 진행하는 것인지를 민중들에게 철저하게 폭로해야 한다.
2008년 하반기에 우리는 국회에서, 현장에서, 인터넷에서 매국노에 가까운 이명박 정부의 관료들과 재벌 대기업들, 그리고 외국투기자본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야 할 것이다.
[진보정치 388호(9월8일 발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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