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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위생 감시원들이 26일 오후 인천 중구의 한 중국산 수입보세창고에서 양송이 통조림에 대해 신고서에 표시된 화물 관리번호와 한글표시사항 등이 맞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인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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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생쥐머리 새우깡’, 멜라민 식품 등 대형 식품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지만, 땜질 대책만 남발되는 형편이다. 그나마 이런 대책마저도 실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국민의 먹거리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식품안전 관리가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농림수산식품부 등으로 분산되어 있어 불량식품이 새어 들어올 구멍도 적지 않다.
■ 밥상 점령한 중국식품, 허술한 검역체계
우리 국민의 칼로리 자급률은 45.6%(2006년), 사료를 뺀 곡물 자급률은 51.6%(2007년)에 그칠 만큼, 밥상의 수입 의존도가 크다. 이러다 보니 국내로 수입되는 식품은 2006년 말 기준으로 연간 75억8225만달러어치에 이른다. 특히 중국(29.4%) 비중이 압도적이다. 주요 수입국으로 미국(20.8%)과 오스트레일리아(8.1%)도 꼽히지만, 최근 멜라민 파동에서 보듯 대부분의 식품 관련 사고의 진원지는 중국이다. 중국 식품 당국이 물 탄 우유를 잡아내려고 단백질 함량을 측정하자, 물 대신 멜라민을 탈 만큼 현지 업계의 도덕성은 바닥 수준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값이 싸다는 이점만을 앞세운 채 중국 가공 식품과 식품 원재료가 무차별 수입되고 있다.
반면, 식품 수입이 지난해 27만163건에 이르는 상황에서 식품 당국이 정밀 검사를 하는 것은 17.1%(4만6106건)에 불과하다. 66.6%(17만9982건)가 ‘서류’만 살피는 검사이고, 눈·코 등으로 냄새와 빛깔을 보는 관능검사는 10.4%(2만7972건) 가량이다. 이렇게 해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수입 식품은 전체의 0.54%에 불과했다. 게다가 유통되는 중국산 식품의 10% 가량은 검사망에서 벗어난 보따리 장사 등을 통해 들어온다.
■ 식품안전 당국 ‘면피 급급’
식약청과 농식품부는 크게 가공 식품과 농·수·축산물로 영역을 나누어 식품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가공 식품도 식육 함량이 50% 이상이거나 유지방 함량이 6% 이상이면 농식품부에서 관리할 정도로 복잡하게 이원화 돼 있다. 이 밖에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등도 주류 등 일부 품목의 안전 업무를 맡고 있다.
식약청은 중국의 멜라민 파동이 시작된 지, 열흘 이상 지난 뒤에야 유성분이 든 중국산 식품 전면 검사와 유통 금지를 시행했다. 농식품부 역시 다르지 않다. 지난해 6월 미국 등에서 멜라민을 먹은 애완동물이 폐사했지만, 사료 규제 조처를 강화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주중 한국대사관으로부터 멜라민 사료가 한국에 수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공문을 받은 뒤에도, 업계의 자율 검사 강화만 주문했을 따름이다.
멜라민 관련 독성 검사 기준 자체가 없었던 것도 비슷하다. 지난해 멜라민 사료 경고가 있었는데도, 식약청은 이번 사태가 번지고서야 수입식품 검사에 해당 항목을 집어넣었다. 농식품부도 최근 국내의 양식용 물고기 사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자, 지난 25일 부랴부랴 관련 고시를 개정해 멜라민을 사료 원료로 쓰지 못하도록 했다. 원산지 정보 표시도 각 부처가 제각각 관리해 문제가 됐다.
사료 문제나 우유·분유는 서로 다른 부처 사안으로 여기고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식약청과 농식품부의 뒷북 행정에 국민 건강이 허를 찔린 셈이다.
■ 문제 터질 때마다 실효성 없는 대책 되풀이
정부와 한나라당은 28일 위해식품 근절 대책의 하나로 ‘식품안전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고 위해 식품 제조자에 대한 무한책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봄 ‘쥐머리 새우깡’ 사고 때도 나왔던 대책의 하나다. 식약청도 중국발 식품 사고가 터질 때마다 “현지 실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이 터질 때까지 중국 현지 식품안전을 단 한 명이 관할하는 상황조차 바꾸지 못했다.
이에 따라 수입식품 전면표시제 등이 발표됐지만, “여론 무마용 대책으로 흘러나왔다가 다시 흐지부지 되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정세라 김수헌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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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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