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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8년10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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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도 온통 '낙하산'

< 지자체도 온통 '낙하산'>

'산하기관장', 단체장 주변 인사들이 독식
전문성 결여로 졸속 운영 등 부작용 심각
"인사청문회 도입 비전문가 기용 막아야"2

중앙 정부와 공기업에 이어 지방정부에서도 ‘낙하산 인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자체 산하 기관의 대표·고위 임원 자리를 단체장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나 퇴직한 공직자들이 독식하고 있다. 이같이 전문성보다는 정치적으로 낙점되다 보니 경영이 엉망이고 노조와 주민의 반발을 사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

◆도를 넘어선 낙하산 인사=19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김태호 경남지사는 최근 정무부지사와 경남발전연구원장을 서로 맞바꿔 인사했다. 안상근 정무부지사는 김 지사의 대학 후배로 2004년 김 지사 정무특보, 2006년 경남발전연구원장으로 각각 발탁됐다. 이창희 원장도 2006년 5·31 지방선거 때 김 지사 캠프 대변인을 지냈다. 경남개발공사 사업이사도 지방선거 때 김 지사 특보단 간사였던 백상원 전 도의원이 맡고 있다.

부산시 4개 공기업 사장과 이사장 등 6명은 모두 시 고위 공직자 출신이다. 대구시 산하 4개 공기업도 낙하산 인사로 채워져 사장과 전무이사 등 7명이 시 고위 간부를 지냈다.

인천시 산하 도시개발공사와 교통공사, 시설관리공단 등에는 부시장과 시청 국장, 부구청장 출신들이 사장으로 포진하고 있고, 상당수 임원도 시청 국·과장 출신이다.

경남도립 남해대는 전·현 학장이 도 기획관리실장 출신이고, 거창대 오원석 학장도 도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이 탓에 ‘도립대학장은 도 기획실장 자리’라는 말이 나돈다.

◆전문성 결여=지자체의 공기업 대표 등은 이사회나 추천위원회, 공모 등을 거쳐 임명되나 거의 단체장 의중에 따라 결정된다. 이렇다 보니 전문성을 갖춘 인사는 배제돼 졸속 경영 등 부작용이 생긴다.

경북 문경시가 폐광지역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문경레저타운 사장은 2005년 4월 국회의원 영천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정동윤씨가, 사업본부장은 시 과장 출신인 고모씨가 맡고 있다. 전임 사업본부장도 시 건설국장 출신이었다.

문경레저타운이 운영하는 골프장은 개장 2년 만인 올해 초 그린이 대부분 고사해 골퍼들의 항의를 받았다. 이 골프장에 60억원을 투자한 문경관광개발 운영위원들은 청와대 등에 진정서를 내 “문경레저타운이 과다한 인력과 실속없는 경영으로 채무만 늘고 있다”며 전문경영인 도입을 촉구했다.

◆반발 거세=지난 3월 강원랜드 전무이사에 강원도의회 사무처장을 지낸 김모씨가 임명되자 주민들은 “도가 비경영 전문가를 추천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최근 경남도 테크노파크 원장 공모에 6명이 신청했으나 도 경제통상국장을 지낸 강성준씨의 내정설이 돌자 일부 관련 업체와 중소기업들이 반발했다. 강씨는 현재 경남도 테크노파크원장에 취임해 업무를 맡고 있다. 이에 경남도 공무원노조는 도지사의 각종 낙하산인사에 대해 국민감사 청구와 고발, 지사 퇴진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경남도의회 이태일 의장은 “지자체 출자·출연 기관장 등에 비전문가들이 기용되는 것을 막으려면 지방자치법과 지방공기업법 등을 개정해 인사청문회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공기업에 공무원을 퇴직 전 임명하지 못하게 하고, 퇴직 후에도 일정기간 임명을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하다”고 제안했다.

전주=박찬준 기자skyland@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