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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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5년06월03일

국제 홈페이지: - 조회 : 364

공무원들의 '아름다운 변신'

공무원들의 '아름다운 변신'
해운대구 소속 13명 야학교사 활동
"만학도 열기에 부담 느끼지만 보람"

공무원들이 일과 시간 이후 야학교사로 변신, 자원봉사 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반여3동사무소 2층 '무지개 야간학교'에서 부산 해운대구청 공무원 김주현(33·9급)씨가 30~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늦깎이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었다.

20명의 학생은 반여동과 재송동, 반송동에 거주하는 주민들. 대부분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해 배움에 대한 갈증이 큰 만학도들이다.

이 야간학교는 김씨를 비롯, 해운대구청 공무원 13명이 뜻을 모아 지난달 16일 문을 열었으며 교실 분위기는 항상 열기에 가득차 있다.

이제 중학과정 첫걸음이어서 영어수업시간에는 A B C 등 알파벳부터 시작하고 수학시간에는 교집합 합집합 음수 양수의 개념 설명이 이어지지만 학생들은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으려는 눈빛이다. 오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3시간 수업도 모자라 학생들은 숙제를 내달라고 요구해 오히려 교사들을 당황시키고 있다.

수학교사로 활동하는 교통행정과 사철욱(50) 계장은 자신도 가정형편 등으로 대학 진학을 못했다. 그러나 부산고교를 졸업할 만큼 학창시절에 열심히 공부한 덕에 중학과정을 가르치는 것은 어렵지 않고 오히려 즐거운 표정이다.

영어 선생님인 마선경(여·26)씨는 "대학때 과외를 많이 했지만 막상 수업을 하려고 하니 부담스럽기도 했다"며 "그러나 나이 많은 학생들의 열기가 너무 뜨거워 교실을 나서면서 늘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초등학교 졸업한 지 40년이 넘은 오정희(여·61)씨는 "예전에는 딸은 학교에 보내지 않아 중학교에 못간 한이 남아 있었다"며 "영어 수학 도덕 등 모든 과목이 너무 재미있지만 막상 복습해보면 기억이 잘 안나 어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무지개야간학교는 반여3동 주민자치위원회와 동사무소측이 교육을 받지 못한 주민들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준비했다. 특히 경제적인 부담을 덜기 위해 구청 소속 공무원들을 교사로 공개모집, 수영구 광안동 새마음야학에서 청강과 연수까지 거쳤다.

교사는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20명이며 각 교사는 일주일에 1시간씩 수업한다. 또 수업료와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교재비는 유관단체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실시하고 있으며 고입검정고시를 목표로 1년 단위로 수업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