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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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5년06월03일

내일 홈페이지: - 조회 : 364

‘교육’ 없는 지방공무원

임용되면 곧 바로 현장 배치…업무도움 되는 교육프로그램 빈약

26만여 지방공무원은 교육 기회가 없다. 세상은 변하는데 제대로 된 교육이나 연수기회를 잡기 어렵다. 최근 6년간 교육훈련 예산은 일반 예산 증가율의 절반밖에 안된다.

중앙공무원교육원을 통해 체계적으로 직급별 교육이 이루어지는 중앙공무원에 비해 교육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 장기 해외교육을 보낸다고 하지만, 이는 고시출신의 고위직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 교양교육 우수 모델로 선정된 전남 장성군의 ‘21세기 장성 아카데미’는 그동안 전·현직 총리와 장·차관, 대학 총장, 기업경영인, 외교관, 문화예술인, 언론인 등을 초빙해 10년간 443회에 걸친 현장 교육을 실시했다. 김흥식 장성군수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교육뿐이다”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말 많던 시험점수제 폐지 = 각 시도는 지방공무원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교육훈련 혁신 방안을 찾고 있다.

각 시도는 교육제도의 손질에 들어갔다. 지방공무원들은 승진자격을 갖추기 위해 각 시도별로 설치된 지방공무원교육원에 정기적으로 입소한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직급별로 필요한 교육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전문강좌나 교양강좌 중심으로 운영된다. 강좌 숫자도 시도별로 편차가 심하다. 선택전문교육은 서울시가 133개 과정인 반면 경기도와 부산은 56개와 44개에 그치고 있다.

이런 교육을 더욱 비효율적으로 만들었던 것은 시험점수제다. 교육을 마친 후 치르는 시험성적에 따라 승진요건에 필요한 점수가 달라진다.

시험점수제는 7월부터 폐지된다. 시험 위주의 공무원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공무원교육원 김기동 원장은 “승진점수에서 중요한 시험을 없애고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동일한 점수를 주는 제도가 도입된다”며 “시험제 폐지로 형식화된 교육과정을 좀 더 다양하게 편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시·도별로 운영하는 지방공무원교육원장을 임기제로 전환하고 공무원 교육훈련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 연구위원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한부영 수석연구원은 △공무원 교육훈련직 신설 방안 △현재의 교육훈련기관을 유지하면서 기관장 임기제 전환 방안 △교육훈련기관을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 방안 △공적 교육훈련기관과 민간교육훈련기관을 개방해 수요자의 선택에 따라 기회를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행자부도 지방공무원교육원 직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장기 근속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과 외부 전문가 영입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규임용자 곧바로 현장 배치 부작용 = 신규임용자에 대한 훈련의 내실화도 시급한 과제다. 지방공무원 9급에 신규 임용되면 곧장 일선에 배치된다. 서울시 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해 지난 2월 중구청에 배치받은 조민정(27)씨는 “지방직 9급 공무원은 특별한 교육프로그램 없이 임용 후 곧바로 동사무소 등에 배치돼 자칫 공직 첫발부터 자신감 부족 등이 우려된다”며 “국가관이 없으면 민원과 부딪치면서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는 올해초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신규 임용 9급 공무원에 대한 2주간 자체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그나마 지방공무원교육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

◆교육기회 와도 업무 밀려 포기 = 그러나 민원업무와 현장방문 등 업무시간이 부족해 교육기회가 와도 이를 활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부산시청 기술직 7급 공무원 김씨. 기술직이지만 새로운 기술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은적이 없다. 특히 민원과 업무량이 많아 교육을 신청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김씨는 그나마 승진을 위한 강좌 중 기술분야 강좌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그러나 시험점수를 받기 위해 교육을 받는 동안 처리하지 못한 업무는 고스란히 동료에게 넘어가 눈총을 받았다.

서울시공무원교육원 오승환 팀장은 “일거리가 밀려 교육에 재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교육원에 들어가는 것조차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꽉 찬 정원보다 여유있게 공무원을 선발해 길게는 1년, 짧게는 1개월 이상 교육이 진행돼야 내실을 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