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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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5년06월07일

민중의소리 홈페이지: - 조회 : 364

"법원 직원이 건의 좀 하겠다는데 구속이 말이 되나"

법원 직원이 법원 행정처장에게 건의문을 전달하려다 폭력적 제지를 당하고 이에 대응했다는 이유로 구속이 결정돼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5월 24일 전국공무원노조법원본부 김도영 본부장과 이용렬 수석 부본부장은 공무원노조법원본부와 법원노조가 함께 작성한 '바람직한 사법보좌관제도의 시행 요구를 담은 건의서한'을 법원 행정처장에게 전달하려 했지만, 법원 측은 물리력을 동원해 대화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김 본부장과 이 수석부본부장을 강제 연행했다.

경찰의 불구속 의견에도 불구 검찰은 구속지휘를 했고 이에 더해 법원은 김도영 본부장을 공무집행방해로 구속시키는 이례적 사태를 발생한 것.

"평화적 대화 요구에 강제적 제지는 직무유기와 권력남용"

사태의 진상은 이렇다.

사태가 발생일 하루 전날인 지난 달 23일, 공무원노조법원본부 소속 20여명은 건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행정처를 방문했지만, 전달 자체를 방해받았고, 4시간 동안 기다리다 돌아가야 했다.

이에 24일 법원 행정처장의 서울남부지법 방문에 맞춰 2시 경부터 평화적 대화와 건의서한 전달을 요구했지만 청원경찰과 공익근무요원, 총무과 직원들이 강제로 제지했고, 현수막조차 철거 당했다.

공무원노조 측은 깃봉을 사용해 현수막을 펼치려 했지만, 탈취해간 현수막을 돌려받지 못해 깃봉을 화단 옆에 내버려야 했다.

결국 이들은 23일과 마찬가지로 4시간 동안 기다려야 했고, 5시 30분 경 일정을 마친 행정처장이 청원경찰에 둘러싸여 내려왔지만 잠시 마찰이 있었을 뿐, 서한 전달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검찰은 양천경찰서 강력계 형사들을 동원, 보고서를 작성하던 사무실로 들이닥쳐 김 본부장과 이 수석부본장을 체포했고, 김 본부장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결정했다.

이번 구속 사태는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분석이다. 공무원노조는 "이미 예견된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연에 해결하지 못한 법원의 권위주의적 자세에 이번 사태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법원본부와 법원노조는 2회에 걸쳐 법원 행정처에서 추진하는 사법보좌관 임명에 있어 직무의 범위, 선발대상의 정원과 배정, 선발대상 직급 및 출신별 비율, 근무기관, 선발절차 등, 법원 구성원의 80%를 차지하는 하위직들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사법보좌관 선발위원회 등에 노조의 참여를 요구했지만 법원 행정처는 변명만 해왔던 것.

김도영 본부장 석방, 법원 동반자적 위치에 서서 대화 나서야

이용렬 수석부본장은 "깃봉 3초 흔든 것에 대해 구속수사를 하는 것은 분명히 과잉대응이고 불법적 노조탄압이 분명하다"며 "정당한 권리로 정당한 주장을 했음에도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은 법원 행정처장의 직무유기와 권한남용"이라고 밝히며, "이후 법적 대응을 비롯한 다양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직무대행 정용천, 이하 공무원노조)은 지난 5월 27일 성명을 통해 "의사표현의 행위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사법처리라는 폭거로 원천적 의사표현의 기회를 막는 구시대적 행태가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검찰과 법원에서 벌어진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권위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고의적 살상행위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특히 공무원노조는 "당장 김도영 본부장을 석방하고 국민을 위한 사법부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법원공무원노동자들과 동반자적 위치에 서서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하며 "만약 이를 거부하고 계속해 탄압으로 일관한다면 이 땅의 모든 민중세력의 거대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1일 영등포구치소로 이송된 김도영 본부장은 현재 영등포구치소에서 구속수사를 받고 있고 공무원조조법원본부는 면회 투쟁을 비롯한 법적 대응 등 다양한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