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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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9년03월18일

계약 홈페이지: - 조회 : 437

비정규직 보호 '공공의 배신'

비정규직 보호 `공공의 배신’

서·남·북구 2년 이상 근무자 정규직 전환 외면
예외규정 억지적용 기회 박탈…월말까지 이의 신청

비정규직 보호의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들이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되레 박탈하고 있다. 정부 정책인 ‘2년 이상 기간제 근무자의 무기계약 전환’을 외면하고 있는 것. 광주 서구·남구·북구 등 3개 구청에서 2년을 묵묵히 일해온 기간제 6명은 자격을 갖추고도 정규직의 희망을 접어야 할 처지다.

16일 광주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각 구청 기간제 근무자 중 올해 무기계약 전환자는 한 명도 없다. 전국에선 1500여 명이 정규직의 꿈을 이루게 됐지만, 광주지역만 ‘남 일’이 돼버린 것이다.

구청이 무기계약 대상을 선별해 보고하면 정부가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데, 광주지역 자치구들은 아예 ‘해당 없음’으로 입맞춰 버린 탓이다. 2008년 6월 기준으로 대상자 선별에 들어간 구청들이 예외 규정을 잘못 적용한 결과다.

무기계약 전환의 조건은 ‘2년 이상 근속과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한’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사업의 완료 또는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55세 이상 등 8가지.

이 중 서·남·북구청은 ‘조직 개편, 업무량 감소 등 구조조정이 예정돼 인력조정이 불가피한 경우’라는 예외 항목을 내세워 무기계약 전환을 피해갔다. 각 구청에서 2명씩, 3개 구 합해 6명이 이 규정에 걸려 정부 심의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3개 구의 예외 적용은 잘못된 것임이 드러났다. 업무를 총괄하는 노동부 공공기관비정규직대책실무단은 구조조정 계획이나 예정이 구체적으로 수립돼 있어야 예외사유에 해당된다고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희 북구의원의 추궁을 받은 북구청이 노동청에 의뢰해 받은 유권해석이다.

노동부는 답변에서 구조조정 일시와 해당 업무까지 정확하게 명기돼 있어야 한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3개 구는 이런 구조조정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다.

3개 구의 속마음은 이들이 광주시와 정부에 제출한 ‘2008년 공공기관 기간제근로자의 무기계약 전환계획’에 드러나 있다.

<조직운영의 감축 기조 및 타 자치구와의 형평 등을 고려하여 전환 예외사유인 ‘조직개편으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인력조정이 불가피한 경우’를 적용하여 무기계약 전환은 보류함이 타당하다고 판단됨>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은 무기계약 전환을 막기 위해 빌려다 쓴 조항에 불과했던 것이다.

노동부는 이런 행정에 제동을 걸었다. 이달 10일부터 31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으라고 통보한 것. 이의신청 대상도 서구·남구·북구 각 2명씩 모두 6명을 적시했다.

하지만 3개 자치구 중 남구는 대상자에게 이런 사실을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이달 말까지 기한이므로, 주 내에 알리겠다”는 게 담당자의 말이다.

이의신청은 본인만 할 수 있는 것이 규정. 또다시 기간제 근무자의 기회 상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