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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9년03월18일
 좋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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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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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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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쁨을 느끼게 하고 바람의 냄새가 너무 좋아서 나무들이 물을
올려 잎을 돋게 하는 계절입니다.
이럴즈음,
기막힌 아름다움으로 환생한 봄날 꽃들의 축제가 시작되었나 봅니다.
연분홍과 보라,노랑과 빨강,초록과 자주등의 색깔로 어떤 크레파스나
물감으로도 표현의 흉내조차 낼수없는 저마다의 자태와 향기를 한껏
멋부리며 날리고 있음에는 그들의 축제가 확실하긴 합니다.
팝콘같이 생긴 벗꽂의 고결함에서, 눈부신 노란 개나리의 흔들림에서,
가장 낮은 곳에서 고개를 내미는 제비꽃의 보랏빛 향기에서 우리는
가장 진정 아름다운 계절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라는 어느
시인의 읊음이 딱 어울리는 지금의 춘광이고 보면 즐길만도 하구요.
동백이나 매화나 목련같이 키큰 나무들이 꽃을피워 다자란 어른들
위로하더니 이제 곧 앞산과 뒷산의 진달래가 흐트러쟈 피겠지요
그 봄꽃들은 품위가 있으며 상식으로 통하는 고상한 멋이 있습니다.
다시한번 자연이 빚어내는 걸작품들로부터 인생 한수를 전수 받네요.
그러나, 이런 봄꽃들의 라이프사이클이 자기들의 활무대인 봄만큼이나
짧으니 어찌아니 서러우리요.그래서 옛말에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요?
어느 계절의 꽃을 막론하고 피는것은 힘들어도 지는것은 잠깐입니다.
그것도 봄기운으로 님생각 한번 할 겨를도 없이 아주 잠깐 말입니다.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 이고, 人不百日好(인불백일호) 이며
月滿卽虧(월만즉휴) 이니, 權不十年(권불십년) 이라.
열흘 핀 붉은꽃이 없고, 백일동안 좋은 일만 있는 사람 없으며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니, 십년동안의 변함없는 권세도 없느니라.
참으로 세상일이란 한치 앞을 내다 볼수 없다지만 요즘처럼 그럴까
싶어 씁쓰레하기도 하면서 계절의 봄과 우리 사람의 봄이 동일
하다는걸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그 잔영을 부둥켜 안기에는 시간의 흐름이 너무 빠르고 그
잔해를 치우기엔 부각된 이미지가 너무 큰게 그 이유인지 모릅니다.
시도때도 없이 낙마하고 다시 오를려고 발버둥치는 자칭 큰그릇(헉!)
들이란 인간들이 이 고상한 봄날의 품위를 알기는 알까 모르겠네요.
뒤집어지고 엎어져도 누가 적군이고 아군인지 분간조차 힘든 세상에
왜 자꾸만 눈은 휘둥그레 크게 뜨여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는 봄날처럼, 권력도 가는데 그 빈자리로 또다른 권력이 오를려고
얼마나 많은 희생을 감내해야 할런지요
지난밤 봄비 내릴적 꽃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떨어지고 말았네
가련하도다 한 봄의 일이여
비와 바람 사이에 오고 가는구나.
그래도 봄날 꽃들의 잔치는 이어지는데 마음에 드는 꽃잎하나 주워
애독하는 책속에 넣어 두자구요. 그러면 일년내내 봄기운 받을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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