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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9년04월22일
 행공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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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국심'과 '노비정신'구분 못하는 대한민국 C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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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과 '노비정신'구분 못하는 대한민국 CEO
이명박 대통령이 엊그제 공기업 경영자들을 모아놓고 호통을 쳤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의 왜곡된 공무원관이야 익히 잘 알려진 바이니 별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이번 발언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대통령은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점검 워크숍'에서 "일부 공기업노조에 대해 길거리에 나오고 '반개혁적'인 벽보를 붙이는 공직자는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정부방침에 저항하고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비애국자'라는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 찬 발언이다. 도대체 대통령이 말하는 '개혁'과 '선진화'란 무엇이란 말인가?
공공기관의 '개혁'과 '선진화'가 실은 이미 그 모순과 문제점이 만천하에 드러난 신자유주의 논리에 기반 해 국가기관과 공기업의 공공성을 제거하고, 국민에 대한 봉사보다는 이윤창출을 우선시하겠다는 뜻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식 있는 공직자라면 당연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음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직자의 자격'과 '애국심'을 들먹이면서, 전체 공직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대통령의 모습에 우리는 분노를 넘어 측은함마저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도 걱정스러운 것은 정부의 정책을 묵묵히 따르면 '애국자'요, 비판하면 '비애국자'라는 단순무지한 이분법적 사고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혹시 민주사회의 '애국심'과 '노비정신'을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민주사회의 '애국심'이란 다 함께 잘사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논쟁과 비판을 통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세워나가는데 참여하고 기여하는 것이지, '주인님' 명령에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사는 '노비정신'을 일컫는 말은 아닌 것이다.
오히려 '노비정신'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공동체의 본질을 무너뜨리는 '비애국적' 행위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가장 질 나쁜 '비애국자'는 "길거리에 나오고 벽보를 붙이는 공직자"가 아니라, 소수 부유층의 이득을 위해 국가의 공공성을 제거하고, 구성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해 길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도록 내모는 자들일 것이다.
이런 명백한 진실 앞에서도 '애국심'을 들먹이면서 공직자들의 정당한 비판과 요구를 비난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은 오직 적반하장이라는 말만이 어울릴 뿐이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최고의 인터넷 스타는 단연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한다. 대통령의 발언이 보도될 때마다 여지없이 수천 개의 댓 글이 달린다.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보여주는 '스타성'은 '호감'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비호감'에 기초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제일의 '비호감 발언 제조기'인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국민들의 '비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가 바로 스스로의 왜곡된 가치관과 비민주적 인식에 있다는 사실을 하루 빨리 깨달아야만 할 것이다. 언제까지나 거듭되는 과도한 '애국'발언을 참아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2009년 4월 20일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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