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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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9년05월01일

부산진구 홈페이지: - 조회 : 438

성명서

<성명서>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말이 아니면 하지 말자

공무원노동조합이 집행부에 요구하는 것은 대부분 조합원의 복지증진 등 소박하고 평범한 그런 사항이다. 솔직히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을 머리에 인 일개 지부에서 더 이상 어떤 전투적 노동운동을 기대하겠는가. 또 그런 단순한 요구조차 실천이 여의치 않은 노사현실에 협약이며 대화가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자조하지만, 이제까지 대화 없이 협약이 존재함도 아니었고, 협약의 정신을 도외시한 대화에의 의존도 무망한 노릇이다. 어디까지나 대화는 대화, 협약은 협약인 것이다. 어제오늘 집행부가 멀쩡한 어휘의 의미를 구부려 이해하고 개념을 상실한 터에 과연 목전의 문제와 해소의 상대가 바르게는 보이겠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전 개최된 확대간부회의에서 구청장께서, “직원들이 노조를 통하게 하지 말고 동장 및 실.과장에게 바로 소원을 빌 수 있게 간부들이 일층 노력하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이에 우리 노조는 분노보다 애석함을 금하기 어렵다. 산적한 인사문제며 조합원의 임금삭감, 특히 조합원들이 즐겨 찾던 메뉴인 시간외수당 등 기초 중 기초복지에 관한 모든 것을 진작 이 채널에 맞춰 요구하도록 했어야 했다는 때늦은 반성을 하게 된다. 이제껏 노조가 조합원의 복지에 애쓰기는커녕, 시원하게 뻗어 나갈 수 있었던 조합원의 복지대로에 오히려 용치를 놓고 있었다는 생각에 이르자 지부장은 내일이라도 자진하고, 수석부지부장 이하 여타 임원들은 지부장의 분리된 수급과 무용한 조직을 수습하는 데 남은 세월을 써야지 않을까 싶다.

참으로 구청장의 노조에 대한 말씀은 독선하고도 상 독선이다. 우리 노조는 출범 초기, 세금문제가 아니라,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라는 입장을 견지하여 단체장의 고유한 권한에 관한 한 대소 언급조차 자제하였다. 허나 노사관계에 있어서의 금도를 몰각한 금번 발언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싸움이 아니라 권투를 하겠다는 생각이 너무 상등급이었다는 자괴심이 드는 것이다. 허지만, 단순히 노조가 아니라 무조로 만들고자 하는 바램에서 하신 말씀이라면 차라리 그 솔직함을 조소할지언정 비난하지는 않겠다.

바야흐로 땅은 물러 삽질이 용이한 계절이다. 우리 노조는 진지와 진지를 엮는 교통호를 열심히 구축할 각오로 있다. 조합원께서는 장차 모든 소원을 각 방의 산타할아버지께 빌든지, 야전삽을 들고 총 삽질에 나서든지 선택할 문제이다. 주인은 좌우지간 삽을 든 조합원 여러분이지 않은가. 조석으로 뵙는 그 분이 구청장인지 아님 대통령인지 쉬 분간이 어려운 요즘이다.

2009년 4월29일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부산지역본부부산진구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