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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9년06월26일
 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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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에게 반드시 대가를 지불하게 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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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중권 "盧 왜 자살했는지 이해"…영화감독 100인 "예술, 정권 전리품 아냐" |
| |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예술종합학교 감사를 놓고 이른바 '좌파 척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인촌 장관과 우익단체를 향해 '칼을 뽑아든'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그들에게 반드시 대가를 지불하게 할 것"이라고 정면대응 의지를 밝혔다.
■ 진중권 "노 전 대통령 왜 자살했는지 이해돼…MB정부는 '바보'"
진 교수는 19일 자 <위클리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유 장관과 신재민 차관, 문화미래포럼으로 대표되는 문화계 일부 우익단체가 한예종 해체와 이른바 '좌파 척결'의 시나리오를 주도하고 있다"며 "모든 것이 예정된 수순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들은) 한예종을 빌미로 나를 구속하거나 도덕적 타격을 주려고 한 게 분명하다"며 "인터넷 보수매체의 대표가 제가 감옥에 갈 것이라고 말했고, 그 매체들의 보도대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가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진 교수는 지난 5월 '절필'을 선언한 이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에 칼럼을 게재, 이른바 '한예종 공금 횡령' 의혹과 관련해 문광부와 문화미래포럼, 변희재 <빅뉴스> 대표를 강도높게 비판하며 대반격의 서막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당해보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왜 자살했는지 이해가 됐다. 노 전 대통령도 이런 식으로 당했겠구나 싶었다"며 "그들에게 반드시 대가를 지불하게 할 것이다. (그 대가란) 그들이 한 행위를 역사에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넓은 차원에서, 권력을 사유화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며 "한예종 사태를 비롯해 문화계에서 벌어진 야만적인 일들을 역사에 기록으로 새겨둘 것이다. 그들이 조폭과 같은 짓을 하고도 버젓이 살아가면 안된다"고 의지를 밝혔다.
진 교수는 '한예종 사태'의 근본적 원인을 지적, "좌파를 척결하고자 하는 보수 우익세력과 한예종 성장에 질투를 느낀 사립 예술대 교수들(문화미래포럼 지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한예종 사태가 온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 최근 논란이 됐던 신재민 차관의 발언에 대해선 "우파 정권이니까 우파 총장이어야 한다는 발상은 딱 나치 수준"이라며 "재미있는 것은 신 차관은 자신이 한 말이 나치의 말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것이라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신 차관은 황지우 총장 사퇴 이후 한예종 파문이 확산되자, 6월 2일 한예종을 방문, "유럽에선 좌파 정부가 집권하면 총장도 좌파에서 나오고, 우파가 집권하면 우파에서 총장이 나와 정부와 협력적인 관계를 갖는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진 교수는 "유인촌 장관과 신재민 차관 둘 다 문화적 마인드가 없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일을 선동과 정권 홍보 수단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며 "그러니까 우파 정권에선 우파 총장이 나와야 한다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이다. 몰상식하다"고 밝혔다.
유 장관이 한예종 학부모를 향해 '세뇌당한 것'이라고 말한 것과 문광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학생들에게 반말 섞인 지적을 한 것에 대해서도 진 교수는 "양촌리 용식이가 완장 찼다고 좋아하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또 "(유 장관이)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한 일도 정치색이 다른 단체장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었다. 하지만 '계속 그렇게 사세요'라고 밖에 해줄 말이 없다. 어차피 역사는 MB정부 5년을 한국사에서 퇴보의 시기로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를 향해서도 "MB는 현장감독하면서 경제신화가 됐지만, 그게 바로 그의 한계"라며 "유일하게 아는 경제가 토목공사다. 운하를 깔자고 했다가 운하가 안 되니까 강을 파헤치자고 한다. 머릿속에 든 게 삽질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진 교수는 5백만에 달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객 수를 거론, "500만 국민이 단지 노 전 대통령이 좋아서 혹은 동정심 때문에만 조문을 했겠느냐. 국민이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이 같은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현 정부는 '바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국민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MB정부는 프로판 가스를 다 막아놓고 불을 때고 있는 형국이다. 그럼 폭발할 것"이라며 "폭발은 거리에서 이뤄질 수도 있고 투표장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 영화감독 100인…"과거 독일의 나치 떠올라"
한편 한예종 사태를 놓고 유인촌 장관과 문광부를 향한 비판적 목소리는 더욱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한예종 학생들과 교수들의 성토를 넘어, 이번엔 지난 17일 시국선언을 발표한 영화감독들이 한예종 축소-폐지 방침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박찬욱, 봉준호, 임순례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 100명은 이날 유 장관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 "예술과 학문은 정권의 전리품이 아니다"라며 "(유 장관은) 완장과 명찰의 정치를 예술과 학문의 영역에까지 끌어들이지 말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현 정부의) 일련의 퇴행이 문화예술 관련 행정에서 가장 조급하고 졸렬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작은 정부를 꿈꾼다던 이 정권의 문화체육관광부는 이해할 수 없는 관치를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와 함께 한예종 감사를 지적, "세금이 투입된 학교에 감사가 있을 수 있고 변화를 도모할 수도 있지만 그 동기와 과정이 수상하다"며 "상당 부분 뉴라이트 인사들의 의제에 근거한 것으로 보이는 논리가 자못 부실하고 시대착오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예종이 배출한 작품과 인력의 성과 또한 무슨 근거로 부정하는지 의아하다"며 "인문 예술의 가치는 어떤 수치의 잣대로 판단할 덕목들이 아닐진대, 과거의 개발 논리마냥 성과 부족을 운운하는 모습들이 낯 뜨겁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 ▲ 영화감독들 100인도 19일 유인촌 장관을 맹성토하고 나섰다. ©CBS노컷뉴스 | |
황지우 총장의 사퇴에 '좌파 척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선 "문화부는 한 학자의 머릿속을 검열해 숙청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한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급의 화가, 미술사학자, 시인을 검열하고 뒷조사하고 마타도어하고 모욕을 주어 기어이 임기 전에 쫓아내고야 마는 이 행태는 어느 파의 습관이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사회적인 상상력과 자율적 감각은 좌나 우 한쪽의 덕목이 아닌 예술과 창작 본연의 가치"라며 "그 근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낡은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어 단죄하고 처형하는 작태는, 마치 바우하우스의 예술가들에게 공산주의자 딱지를 붙이며 독재의 기반을 다지던 과거 독일의 나치를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 문광부, 기존 입장 되풀이…"한예종 감사 이후, 많은 오해와 불신 극복"?
하지만 이같은 비판적 성토와 달리, 문화체관광부는 17일 "한예종 감사는 정기적인 행정감사 계획에 따른 종합감사였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문광부는 이날 '한예종 종합감사 이의신청에 대한 최종처분에 붙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 "모든 제도와 행정에서의 문제를 가능한 한 정확히 그리고 자세하게 살펴보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발전의 기반을 만든다는 것이 큰 목표였다"고 밝혔다.
특히 '좌파 척결' 논란에 대해선 "감사처분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정치적으로 몰고가는 일부의 행동은 실망스럽다"고 밝힌 뒤, "(한예종에 감사 결과를 통보한 이후) 많은 오해와 불신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문광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한예종이 자율적으로 문제점을 시정, 해결하도록 할 것"이라며 "더 이상 오해나 편견이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비록 문광부가 황지우 총장의 자진사퇴 직후 밝혔던 '해명'을 이날도 반복하고 나섰으나, 문화예술인들의 반발과 함께 '특정 인사 죽이기'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어, 한예종 사태를 둘러싼 비판적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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