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개 구청 민원실과 동 행정복지센터에 도입한 점심시간 휴무제가 시행 100여일을 맞았다. 사진은 북구 용봉동 행정복지센터 모습./안재영 기자
전국 광역시 최초로 광주시 지역 5개 구청 민원실과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도입한 점심시간 휴무제가 시행 100여일을 맞았다.
지난 5월 단계적으로 시작된 계도 기간과 시행 첫날 복지센터 공무원들조차 주민들의 업무 불편 등을 예상하며 휴무제 도입에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그러나 시행 100여일이 지나 다시 찾은 동 행정복지센터는 초기 우려와 달리 민원인과 마찰없이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오전 11시30분께 북구 용봉동 행정복지센터.
점심시간을 30분 앞두고 민원실은 주민등록등본, 재난지원금 신청, 전출입 신고 등 각종 업무를 보기 위한 주민들과 공무원이 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담당 공무원과 원활하게 업무를 보는 이들과 달리 아직 민원을 해결하지 못한 일부 주민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애가 타는 듯한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이 시작되면 민원실에서 업무를 볼 수 없어 다시 시간을 내서 방문해야 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이러한 불편함을 예상이라도 한 듯 민원인과의 업무를 마친 한 담당자가 주민들을 무인발급기로 안내하면서 민원인 업무 해결에 도움을 줬다.
주민등록등·초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 등 단순 서류 발급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점심시간 전 모든 민원인이 업무를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북구 용봉동 행정복지센터 김홍식(51) 사무장은 “아직 무인발급기가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 많아 민원인들이 직접 체험하고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다”며 “점심시간 내 방문한 민원인들도 대기 인력의 보조로 업무를 해결해 민원인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인근 주민들도 무인발급기와 점심시간 휴무제에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용봉동 주민 윤모(32)씨는 “수당 신청이나 복잡한 민원은 몰라도 간단한 증명서나 서류 발급 등은 무인발급기로 이전보다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대책없이 무턱대고 점심시간 동안 민원 업무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 시간만큼은 공무원의 휴식 여건도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100여일만에 다시 찾은 양동행정복지센터 인근에서도 점심시간 휴무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양동시장 상인 석모(54)씨는 “(우리도) 바쁜 와중에 짬을 내서 방문하긴 하지만 적절한 휴식 시간도 없이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며 “점심시간이 보장된 덕에 공무원들의 얼굴이 한결 밝아지고 이전보다 민원인에게 친절하게 응대하는 등 한결 높아진 서비스가 체감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양동행정복지센터 김형근(59) 마을자치팀장은 “주민들이 이해하고 격려해주신 덕에 마찰 없이 점심시간을 보장받아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는 물론 일의 능률도 함께 상승했다”며 “점심시간에도 급박한 민원인을 위해 상시 인력이 대기하는 등 주민들의 불편에 항상 열려 있는 자세로 소통·응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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