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눈을 동그랗게 떠?”…드릴 안 빌려줬다고 ‘자질 미달, 부서 옮겨라’ 요구한 민원인
부모님 집 수리에 필요한 전동 드릴 빌리려고 지역 행정센터 방문한 A씨 “못 빌려줘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째려보고 철물점에 가라고 돌려보내는 자질 미달 민원실 근무자” 격분 지난달 22일 충남 서산시 홈페이지에 ’지곡면 행정센터에서 전동 드릴을 빌려주지 않아 화가 났다’는 민원글이 올라와 논란을 불렀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MBC 캡처·게티이미지)
행정복지센터 민원실 직원이 드릴을 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질 미달’을 운운하며 ‘타 부서로 이동시키라’고 요구한 민원인이 ‘수박 갑질’에 이은 ‘드릴 갑질’이냐며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달 22일 충남 서산시 공식 홈페이지에 ‘지곡면 행정센터 민원실은 누굴 위한 민원실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부모님집 수리에 필요한 전동드릴을 빌리기 위해 지역 행정센터를 찾았다.A씨는 비슷한 일로 서울 지역 행정센터에서 공구를 빌린 기억이 있어 지곡면 행정센터에 들렀는데, 이곳에선 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민원실 창구 근무자에게 사정을 얘기했지만 ‘개인 공구라 빌려줄 수 없다’고 했다는 것. A씨는 “신분증이라도 맡기고 빌려가겠다”면서 재차 드릴을 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행정센터 앞 철물점에서 빌려보라는 답변만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재차 빌려주기를 요청하니 민원실 근무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쳐다봐 욕설이 나갈 뻔했다”면서 “못 빌려줘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째려보고 철물점에 가라고 돌려보내는 자질 미달 민원실 근무자에 대한 대민 친절교육과 타부서 이동을 바란다”고 요구했다.
서산시청 홈페이지 캡처
또 그는 “근무처에 개인공구를 가져와 사용하는 공과사 구분 못하는 담당 공무원을 찾아달라”, “민원실이 등,초본만 띠어주는 단순 서류발급 부서인가요? 그럼 이름을 바꿔라”, “지역 주민이 최소한이라도 불편을 겪지 않게 살펴주고 도와주는 게 나라 세금을 받는 공무원의 자세 아닌가” 등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A씨는 서산시장과 행정센터장에게 책임 있는 답변을 바란다면서 “납득할만한 답변이 없을 시 대통령실과 충남도에도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 민원글 내용이 온라인상에 퍼지자 누리꾼들은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공무원이면 개인 물품이라도 무조건 빌려줘야 하느냐”, “민원을 거부했다고 친절교육과 타부서 이동을 바란다는 요구는 너무 심한 것 아니냐”, “개인 공구 안 빌려줬다고 대통령실 운운하는 건 대체 어떤 인성” 등 A씨를 비판했다.
특히 한 누리꾼은 “일부 행정기관에서 공구를 빌려주긴 하지만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아닌데 무조건 방문해 빌려달라고 우기고, 공무원을 욕하는 건 상식 이하”라고 일침을 놨다.
‘드릴 갑질’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가운데 앞서 역시 서산시에서 발생했던 ‘수박 갑질’을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앞서 지난 5월에도 서산시 홈페이지에 “면사무소에 있던 공무원들이 자기들끼리만 수박을 먹고 민원인에게는 권하지 않아 화가 났다”는 민원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한편 지곡면 행정복지센터 측은 해당 민원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공용으로 구비된 장비가 없어 빌려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며 “자세한 설명이 부족해 불편함을 느끼게 해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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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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