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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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23년06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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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를 보수위에 공무원노조들 투쟁 태세 전환

6월 말 공무원보수위 가동 예정···“공무원 노동자 운명 달렸다”
전국공무원노조·공노총, 14일 결의대회 시작으로 보수위 겨냥 투쟁 배치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공무원노동조합 총력투쟁 선포대회’에 참가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공무원의 내년 보수를 논의하는 공무원보수위원회가 이달 말 가동될 예정이다. 공무원노조들도 “더 이상 우리에게 공노비의 삶을 강요하지 말라”며 보수 인상 투쟁을 본격화한다.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전호일)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석현정, 이하 공노총)은 14일 오후 2시 시청역 8번 출구 앞에서 총력 투쟁을 선포하는 결의대회를 폭우 속 진행했다. 이들은 “앞으로 열릴 공무원보수위에서 또 다시 과거처럼 무성의와 무책임으로 일관하며 공무원 노동자의 절박한 처지를 외면한다면 분노의 화살은 윤석열 정부를 정조준할 것”을 경고했다.

공무원노조들이 보수 인상을 전면에 내건 투쟁을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최근 몇 년 낮은 보수 인상률로 하위직 공무원의 기본급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수준까지 내려갔기 때문이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의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각각 0.9%, 1.4%, 1.7%였다. 그 결과 올해 9급 1호봉의 월급은 기본급 기준 177만 800원, 7급 1호봉은 196만 2,300원 수준으로 최저임금(월 201만 580원)보다 낮다.

결의대회에서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공무원들이 생존권을 말하며 임금과 밥값 올려 달라 요구하는 투쟁을 해야 하는 정세다. 우리 공무원들의 생존권을 외면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윤석열 정부에게 현장 공무원의 분노와 절박함을 보여줘야 한다. 여기 모인 조직들에 120만 공무원 노동자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발언했다.

공무원노조들과 정부, 전문가들은 공무원보수위를 통해 다음해 적정 보수 인상 구간을 논의해 정부에 전달한다. 공무원보수위는 노조 측 추천위원 5명, 정부위원 5명, 전문가위원 5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노조 측 위원은 2008년 대정부 교섭 합의안에 사인한 전국공무원노조, 공노총, 한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배근범)이 추천하고 있다.

논의 과정은 순탄치 않다. 지난해 공무원보수위의 경우 정부가 1.7~2.9% 보수 인상 구간에서 표결을 강행하려 하자 노조 측 추천위원과 일부 전문가위원이 퇴장하며 파행된 바 있다. 공무원보수위는 최저임금위원회와 달리 적정한 보수 인상 구간을 ‘권고’하는 수준의 권한을 가진 인사혁신처 자문기구다. 실제로 최근 3년 기재부는 공무원보수위원회 합의안보다 낮은 보수 인상률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매년 공무원보수위에서는 높은 보수 인상 구간에 합의하려는 공무원노조들과 정부 간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전국공무원노조와 공노총은 결의대회에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인상률에 턱없이 못 미치는 보수 인상으로 실질임금은 대폭 하락해 100인 이상 민간 사업장 대비 82% 수준까지 전락했다. 그런데도 6,360원에 점심을 때우고 노예처럼 일하라고 강요받는다”며 “지난해 보수 인상 투쟁이 첫 서막이었다면, 올해의 투쟁은 생존권을 쟁취하기 위한 유례없이 강한 대정부 투쟁이 될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은 “공무원의 꿈을 안고 자랑스럽게 공직사회에 입직했으나 공노비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내며 공직사회를 떠나는 동료가 한 해 1만 명이 넘는 것이 현실”이라며 “최저임금도 못 받는 하위직 공무원을 지켜달라는 게 무리한 요구고 특혜인가”라고 물었다.

공무원노조들이 정률이 아닌 정액 인상을 요구안으로 채택한 것도 예년과 다른 점이다. 정률 인상으로 고위직 공무원과 하위직 공무원의 기본급 격차가 벌어진 점을 염두에 둔 선택이다. 공무원노조들은 올해 공무원보수위에서 ▲정률제 폐지, 모든 공무원 37만 7,000원 인상 ▲정액 급식비 월 14만 원(월 22일 근무 기준 한 끼에 6,360원 수준)에서 22만 원으로 인상 ▲초과근무수당과 연가보상비 근로기준법 적용 등을 요구할 것이라 정한 바 있다.

김형태 공노총 시군구연맹 청년위원장(의정부시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오늘 서울에 간다고 하니 한 청년 공무원이 ‘위원장님, 월세 40만 원 내고 관리비 내고 생활비 쓰고 적금 30만 원 붓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말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며 “정부는 우리 공무원 노동자의 헌신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치고 있다. 우리에게 대한민국 정부는 악덕 고용주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조와 공노총은 공무원보수위가 진행 중일 오는 7월 8일 대규모 총궐기를 계획하고 있다. 김정수 전국공무원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우리가 별 다른 걸 요구하는 게 아니다. 겸직도 못 하는 직업공무원들이 좀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라며 “작년 정부 측 (공무원보수위) 위원은 우리의 요구를 귓등으로도 안 듣고 보수위를 파행으로 내몰았다. 올해 보수위에서 필사의 각오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결의대회를 마친 전국공무원노조와 공노총은 용산 삼각지까지 행진했다. 이날 결의대회엔 양 노조 추산 2,000명의 공무원이 모였다. 첫 공무원보수위 회의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공무원노동조합 총력투쟁 선포대회’에 참가한 전호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석현정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전호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공무원노동조합 총력투쟁 선포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석현정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공무원노동조합 총력투쟁 선포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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